국민은행 노조, 내년 1월 총파업 돌입…노사갈등 정점 치달아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끝내 총파업을 선택했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이후 19년 만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노조)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는 조합원 50%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되는데, 이날 투표에서는 찬성 투표율이 이 기준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구체적인 수치를 오는 28일 오전 10시께 공고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압도적인 (파업) 찬성 속에 가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임금인상, 성과급 규모 등을 놓고 사측과 15일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총파업을 결의하기 위한 집회도 전국에서 열었다. 이달 18일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19일), 대전(20일)을 거쳐 지난 26일에는 서울 여의도 본점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부산 결의대회에서 삭발을 하며 총파업에 열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중노위 조정 중지와 이번 조합원 투표 가결로 국민은행은 내년 1월8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노조는 올해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지난해(300%)보다 많은 성과급을 지급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니폼 폐지에 따른 피복비도 매년 100만원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비례해 초과이익을 배분하자는 입장이다. ROE 10%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노조를 설득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