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은 2000년 10월26일 발족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금융계·학계·연구계 인사, 전직 고위 관료, 법무·회계법인 대표 등 100여 명의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된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 포럼’이다. 그동안 총 174회 열렸다. 한 해 평균 10회가량 열린 셈이다.
…포럼 시작 30분 전인 오후 6시부터 송년회장은 일찌감치 도착한 참석자들로 북적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한민구 차기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황건호 전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등 각계 주요 인사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도 모습을 나타냈다.…최운열 의원은 인사말에서 “국민들께서 희망을 갖기 원하는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여당으로서) 항상 죄인 같은 심정”이라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질책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석 의원은 “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경제가 살아나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다행히 경제활력을 강조하면서 방향을 수정할 의지를 내비쳐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담이지만) 최 의원이 질책을 해달라고 하는데, 자유한국당이 질책해도 잘 듣지 않는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송년회 말미에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 원장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언급하며 “걱정했지만 그나마 투자 활성화 쪽으로 방향이 잡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국회의원 두 분이 오셨으니 (규제 개혁이) 국회에서 잘 협의되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포럼에서 대부분 연구원장이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어둡게 제시했지만 정부 기업 노동계 등이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 비관적 경제 전망치가 제발 틀리게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이날 송년회에서는 작은 음악회도 준비됐다. 한경필하모닉 클래식 연주단이 등장해 슈베르트의 ‘송어(Die Forelle)’, 톨레도의 ‘스페인 환상곡(Spanish Fantasy)’,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2, 3악장) 등을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세계적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국내 생산 유발 효과가 연간 4조원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방탄소년단의 생산 유발 효과는 연평균 약 4조1400억원으로 계산된다”고 설명했다. 생산 유발 효과는 특정 산업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최종수요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산업 및 다른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된 국내 생산이다.보고서는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연간 약 1조42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특정 산업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최종수요가 발생했을 때 해당 산업 및 다른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된 부가가치다.2016년 중견기업 평균 매출(1591억7000만원)과 비교해보면 방탄소년단의 생산 유발 효과는 26배,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8.9배 수준에 달한다.방탄소년단이 데뷔한 2013년 이후 방탄소년단을 찾아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약 79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기간 방탄소년단 관련 의복류 수출은 연평균 2억3398만달러, 화장품 4억2664만달러, 음식류는 4억5649만달러로 총 11억1700만달러에 이른다.방탄소년단 관련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6%이고, 의복류·화장품·음식류 수출액은 작년 전체 소비재 수출의 1.7% 수준이다.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구글 트렌드 검색량으로 계량화하고 방탄소년단 데뷔 이후인 2013년 7월부터 국내 외국인 관광객 수, 소비재 수출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1포인트 증가할 때 3개월 후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0.45%포인트 상승했다.10년(2014∼2023년)간 방탄소년단의 생산유발 효과는 약 41조86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약 14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연구원은 예상했다.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내년 한국 경제는 2% 초·중반대 성장에 그칠 것이다.”국내 대표 국책·민간연구원 원장들은 1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성장동력 퇴조와 저출산·고령화, 낮은 생산성 등으로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국내에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정부 의도와는 달리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통상 갈등, 신흥국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다. 이런 하방 위험 요인들이 현실화되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진 실질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신산업 창출을 위한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저성장 고착화 우려 갈수록 커진다”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못한 2% 초·중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작년 3%대 성장률을 달성한 이후 올초까지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대내외적으로 위험 요인이 많아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저출산·고령화와 저투자, 저생산성 등으로 저성장 기조가 불가피하다”며 “한국은 이미 저성장 선진국 군에 편입됐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내년엔 자산가격 하락과 가계부채 상환 부담으로 민간소비 둔화가 예상된다”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도 “투자와 소비 심리가 극심하게 위축되면서 내년 성장률은 2.4%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소득분배 개선 효과는 불분명한 채 기업 부담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금리 인상 부담 본격화할 것”자본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미국이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게 확실한 만큼 금리 부담이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이미 글로벌 주식시장은 이를 반영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부채가 과다한 국가·기업의 채무 불이행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은 실물경기 흐름을 반영해 수익률이 저조하겠지만 미국의 경기 확장세가 하방 위험을 완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에 대해선 “원화 약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점쳤다.산업별 전망도 밝지 않다. 수출 주력 산업인 반도체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유가 횡보 등 대외 위험 요인이 커졌다. 장지상 산업연구원 원장은 “경기 부진과 소비 둔화, 투자 제약, 고용 약화 등으로 대부분 업종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했다. 내수에 대해서도 “소재부품산업의 내수가 부진해 전체적인 내수경기가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혁신성장 위한 규제개혁 의지 부족”전문가들은 신산업 창출을 위한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 부원장은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신산업 창출이 꼭 필요한데 정부는 여전히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세계적으로 차량공유 등 모빌리티가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는 기득권 반발과 현상 유지 정책으로 혁신기업 출현이 가로막혀 있다”며 “과감한 규제 완화로 자본과 노동 기술이 생산성이 높은 신생 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미·중 갈등 심화로 중국의 추격 속도가 둔화할 여지가 있다”며 “무역 갈등을 기회 요인으로 삼아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