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8일 인도 최대 통신회사인 릴라이언스그룹 가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 라자스탄주 우다이푸르공항에 도착했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그룹이 추진 중인 4세대(4G) 이동통신의 핵심 장비 공급회사다. 이 부회장은 9일 축하연에 참석했으며 11일 돌아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병학 삼성전자 부사장은 만 51세(1967년생)로 올해 삼성전자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임원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미국 서부 명문인 UCLA에서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UC버클리에서 석·박사학위를 딴 ‘공대 유학파’ 출신이다. 2012년 2월 삼성전자 임원(상무)으로 영입된 뒤 입사 7년 만에 ‘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국내에서 학부를 졸업했다면 한두 차례 특별승진을 하더라도 상무나 전무 정도에 그쳤을 나이(86학번)다.10명 중 4명 해외 유학파 출신국내 간판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출세 코스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핵심 부서 요직을 차근차근 밟아온 임원들이 CEO로 대거 승진했다. 최근 들어선 글로벌 대기업에서 근무했거나 해외에서 석·박사를 딴 임원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대교체 흐름도 뚜렷하다. 잠재적인 ‘CEO 후보군’이라 할 수 있는 부사장급 승진자는 연령대가 ‘4말5초’(40대 후반~5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대기업별로 선호하는 CEO 후보군이 바뀐 것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10일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한 삼성, SK, LG그룹 계열사 부사장급 이상 승진자 52명(CEO는 제외)을 전수조사한 결과 석·박사학위 소지자가 35명으로 전체의 67.3%를 차지했다. 부사장 이상 승진 임원 10명 중 7명이 석·박사학위를 땄다는 의미다. 대학 (또는 대학원) 졸업장을 해외에서 받은 임원도 21명(40.3%)에 달했다.52명 승진 임원의 평균 연령은 54세로 집계됐다. 48~52세 승진자 수도 10명(19.2%)이었다. 일반적인 기업에선 임원 중 가장 낮은 직위인 상무로 승진하는 나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부사장(48)과 이병래 SK(주) 부사장(49) 등 40대 부사장도 2명이나 나왔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소위 ‘SKY’ 학부를 졸업한 승진 임원은 21명(42.9%)이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장관급 관료(총 18명) 중 SKY 비중(10명·55.6%)보다 낮은 수준이다. 여성은 윤심 삼성SDS 부사장 한 명에 그쳤다.M&A 전문가 중용재계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해외에서 유학하거나 해외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임직원이 중용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조병학 부사장은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인 마블테크놀로지에서 통신칩을 연구하다가 삼성전자로 영입된 뒤 초고속 승진 열차에 올라탔다. 이번 인사로 향후 5세대(5G) 이동통신의 반도체 사업을 책임질 CEO 후보군에 올랐다. 올해 LG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연소 사장으로 영입된 홍범식 (주)LG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컴퍼니 한국 대표 출신이다. 그룹 미래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위해 외부에서 전격 영입됐다. LG그룹 부사장 승진자 중 최연소인 박형세 LG전자 부사장도 대학 졸업장과 석사학위를 각각 미국 미시간주립대와 인디애나대에서 땄다.‘이공계 출신 유학파’가 차세대 CEO군에 대거 들어온 것도 과거와 다른 흐름이다. 국내 이공계 학과 졸업 후 미국, 유럽 등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승진 임원이 12명(23.0%)에 달했다. 인수합병(M&A) 전문가도 중용되고 있다. 해외 기업을 상대로 한 M&A나 전략적 제휴 및 지분 투자가 중요한 성장 전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에서 M&A 등 전략 업무를 담당하는 김홍경, 이승욱 전무가 이번 인사에서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 부사장 승진자 중 최연소다. 삼성, SK, LG그룹을 통틀어 최연소 부사장급 승진자인 유영상 부사장도 M&A가 주 전공이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 ADT캡스 경영권을 인수하고, 도시바메모리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때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삼성은 ‘이공계’ SK는 ‘SKY’그룹별로 서로 다른 특징도 있었다. 애플, 인텔 등 세계 최고의 ‘테크’ 기업들과 경쟁하는 삼성그룹 계열사에선 이공계 출신이 중용됐다. 학력을 공개한 전체 승진자 16명 중 13명(81.3%)이 이공계 출신으로 집계됐다. SK(20.0%), LG(50.0%)보다 높았다. SKY 출신 승진 임원 비율은 31.3%(5명)로 3개 그룹 중 가장 낮았다. 반면 SK그룹에선 SKY 출신 승진 임원 비율이 70.0%로 다른 그룹보다 높았다. 부사장급 이상 승진 임원 평균 연령은 53.2세로 삼성(54세)과 LG(55세)보다 조금 빨랐다. LG그룹은 석·박사 출신 승진 임원이 75.0%로 삼성(59.1%)과 SK(70.0%)보다 많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차세대 CEO 후보를 대거 발탁한 이후 다른 대기업들도 삼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고재연/좌동욱/박상익 기자 leftking@hankyung.com
서울·대전·광주·구미 등 4곳서 1기 교육생 500명 개강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양성하고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설립한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10일 교육을 시작했다.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등 4곳에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입학식을 열고 1기 교육생 500명을 대상으로 1년 과정의 교육 일정에 돌입했다고 밝혔다.아카데미는 지난 8월초 삼성전자가 발표한 총 180조원 규모의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의 하나로, 앞으로 5년간 총 1만명의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고용노동부가 후원하고 교육 전문기업 '멀티캠퍼스'가 위탁 운영하는 이 교육 프로그램은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며, 1·2학기로 나눠 자기 주도 학습을 위주로 총 12개월간 진행된다.1학기는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언어 등 소프트웨어 기초 학습을 위한 몰입형 코딩 교육 과정으로 구성됐고, 2학기는 실전형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을 위해 이론 강의 없이 100% 프로젝트 기반으로 진행된다.학습에는 실제로 현장에서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깃허브'와 같은 개발 툴과 '코드 리뷰', '페어 프로그래밍' 등의 방식이 활용된다.특히 각 학기가 끝난 뒤 한 달간은 개인별 수준과 적성에 맞는 진로 코칭과 취업 특강, 채용 정보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잡페어'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삼성전자는 이번 소프트웨어 교육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교육 기간에 월 100만원의 교육 지원비도 지급한다.성적 우수자들에게는 삼성전자 해외연구소 실습 기회도 준다.1년에 2차례 교육생을 선발한다는 방침으로, 2기 교육생 500명은 내년 5월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을 시작해 6월 중 선발할 계획이다./연합뉴스
그룹 지배구조 이미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재편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동엔 "최측근 할수 있는 복지사업 운영에 주목" 분석삼성물산 이서현(45) 전 사장이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삼성가 삼 남매의 계열 분리 시나리오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지난 6일 이서현 전 사장이 복지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는 발표가 나자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향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면서, 직원들도 다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사실 삼성그룹이 3세 경영체제로 들어가면서 신라호텔은 이부진 사장이 가져가고, 삼성물산 패션 부문(옛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은 이서현 신임 이사장의 몫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장기적으로 삼성물산의 패션 부문은 이서현 이사장 쪽으로 떨어져 나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다.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나리오의 현실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일단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이미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재편된 게 첫째 이유다.삼성물산의 경우, 9월 말 기준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17.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5.47%씩 갖고 있다.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사장이지만 지분을 보유하지는 않고 있다.또 삼성에스디에스도 이재용 부회장 보유 지분이 9.20%로 이부진·서현 자매가 각각 보유한 3.90%를 합친 것보다 많다.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9일 "그룹을 인위적으로 찢기에는 덩어리가 큰 데다 2세들이 분리해 성공한 사례가 적어 3세들은 인위적인 분할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은 삼 남매가 각각 6대 2대 2씩 보유해 자매 보유 지분을 합쳐도 과반이 되지 않는다"며 "이부진·서현 자매는 소액 지분을 보유하면서 원하는 기업 경영이나 사업을 하는 방향으로 가는 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당장 삼성그룹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 등 중요 현안부터 해결돼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논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이서현 이사장의 경우,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에서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위상이 격상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삼성 관계자는 "이서현 이사장이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친과 오빠인 이 부회장과 매우 가까워 최측근만 할 수 있는 복지사업과 미술관 운영을 맡게 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이서현 이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2015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에 취임해 섬세한 리더쉽을 발휘하면서 구조조정과 신사업 전략을 과감하게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다만, 패션 부문은 아직 기대만큼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2016년 매출 1조8천430억원에 4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가 작년에 매출 1조7천495억원과 영업이익 32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 1조2천649억원에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호텔신라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5천208억원, 1천816억원이었다.특히 해외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에 처음으로 흑자를 실현했다.호텔신라는 작년에 매출 4조115억원과 영업이익 731억원을 올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