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32를 2진수로 변환한다. 이 숫자를 역순으로 배열한다. 그렇게 나온 숫자를 다시 10진수로 변환한다. 답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 戰士 되자"…500명 첫 입학
10일 서울 역삼동 멀티캠퍼스 교육센터에서 열린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입학식’.(사진) 워밍업을 위한 퀴즈쇼에서 이런 질문이 뜨자 교육생 250명이 스마트폰으로 정답을 전송했다. 답을 맞히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기업 면접보다 뚫기 어렵다’는 소프트웨어 적성 진단 테스트와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된 학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등 전국 4곳에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개소했다. 아카데미 입학을 위해 학생들이 ‘면접 스터디’를 조직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다. 이번에 선발된 1기 교육생은 500명이다. 1년간 주 5일 8시간씩 소프트웨어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삼성전자는 2023년까지 소프트웨어 교육생 1만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교육은 3단계로 나뉜다. 1학기는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언어 등 기초를 쌓기 위한 ‘몰입형 코딩 교육’으로 구성됐다. 2학기에는 이론 강의 없이 100% 프로젝트 기반의 ‘자기주도형 실전 학습’을 진행한다. 학기가 끝난 후 한 달간 취업 특강 등 ‘잡 페어’가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이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월 100만원의 교육 지원비를 지원한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삼성전자 해외연구소 실습 기회도 준다.

비전공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프트웨어 인재로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수원 씨(26)는 “비전공자로서 파이선(Python), C++ 등을 혼자 공부하면서 많은 한계를 느꼈다”며 “이번 교육을 계기로 전문가로 거듭나 ‘대체할 수 없는 인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나영돈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은 “정부 재정 지원이나 단기 교육 프로그램으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삼성이 직접 나서 소프트웨어 교육 및 훈련을 시켜주고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는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