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미국 경기 침체론은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고 한국은행이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논의 배경’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제금융시장에선 최근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을 미국 경기 침체 전조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강하다. 지난 3일 미국 국채 5년물 금리가 3년물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발생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은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경기가 불안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져 장기 국채 금리가 떨어진다.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아진 점 역시 경기 침체의 신호라는 의견도 나온다. 고용시장 과열이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얘기다. 주택시장 투자 감소를 불안 요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한은은 이런 우려는 다양한 전망 가운데 소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장기 금리 하락은 경기 외적인 요인의 영향도 커서 경기 침체 신호로 볼 수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자산 매입과 안전자산 선호 등이 장기 국채 수요를 늘려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시장 과열에 대해선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해 “미국 경기 상승 여력, 물가 상황 등을 보면 고용 호조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주택시장 투자 감소와 관련해서도 다수 투자은행(IB)의 분석을 통해 “주택 가격 급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시장 호조에 따른 가계소득 여건 개선 등이 그 이유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