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거래가격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부문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0%, 80%에 달한다. D램 가격이 꺾이면서 반도체 경기가 지난 3분기 고점을 찍고 본격적인 하락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D램 고정價 두 달 새 12% 하락
3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11월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0월(7.31달러)보다 1.64% 하락한 7.19달러를 기록했다. 10월에 10.74% 하락한 데 이어 또다시 제품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D램익스체인지가 2016년 6월 이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격이 떨어진 것은 올 10월이 처음이었다. 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 제조업체가 대형 거래처에 대규모로 제품을 공급할 때 매기는 가격이다. 전체 D램의 90% 이상이 이 가격으로 거래된다. 7월부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공급과잉’ 우려를 낳았던 낸드플래시 값은 잠시 하락세를 멈췄다. 128Gb MLC 낸드플래시 가격은 4.74달러로 지난달과 같았다.

글로벌 조사기관들도 잇따라 반도체 시장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 29일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 1651억달러(약 185조원)에서 내년 1645억달러(약 184조원)로 0.3%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61.5%, 올해 33.2% 성장하면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이끌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업계에서도 이미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반도체 업황이 나빠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이끌었던 서버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투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