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자본잠식 우려가 제기된 현대상선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경영혁신을 추진한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과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경영관리단 파견 등을 통해 경영혁신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현대상선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발주, 컨테이너 투자 등을 통한 원가 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27일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지분 13.1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산은 측은 이번 현대상선 지원 결정과 관련해 “회계법인 실사 결과 현대상선의 경쟁력 제고방안 실행을 통해 향후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며 “컨설팅업체 AT 커니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성과중심 조직으로의 전환, 영업력 및 화물적취율 제고 등을 위한 고강도 경영 혁신 방안을 마련 중이다”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현대상선이 자본잠식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경영실사 결과에 따른 결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현대상선에 대한 향후 정부 지원이 없으면 내년 중 자산 3조914억원, 부채 3조3207억원으로 보유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오는 2022년까지 6조원 규모의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담긴 경영 실사보고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이에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본 투자만 한다고 자동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며 “자본투자로 필요조건을 갖추지만, 충분조건은 경영혁신을 이루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경쟁력 제고 방안이 실행되면 향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