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맹국에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쓰지 말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보안 위협 때문으로, 미·중 무역전쟁과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장비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우방국가 정부와 통신업체 경영진에 화웨이 장비 사용시 생길 수 있는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해 브리핑했다. 또 중국산 통신장비 사용을 회피하는 국가에 대해 통신기술 개발을 위한 재정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가 스파이 활동을 하거나 인터넷을 차단하는 걸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통신사들은 5세대(5G) 통신장비 구입을 준비하고 있다. 5G는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고속 통신기술이다.

화웨이는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다. IHS마킷에 따르면 화웨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2%다. 이어 핀란드 노키아(13%), 스웨덴 에릭슨(11%), 중국 ZTE(10%) 순이다. 화웨이는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에서 3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북미지역에선 점유율이 미미하다.

미국은 2012년 의회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화웨에 장비 사용을 기피해왔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중국 통신장비를 쓰는 업체에 보조금을 제한하고 있다.

미 동맹국들도 화웨이를 견제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 8월 화웨이와 ZTE의 5G장비 사용을 제한했다. 영국은 지난 10월에 통신장비 시장 조사에 착수했는데, 시장에선 화웨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