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회사들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 경쟁에 나섰다. 금속보다 가볍고 성형이 쉽다는 장점 덕에 전기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SK케미칼 자회사 이니츠가 현대모비스에 공급한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SK케미칼 제공
SK케미칼 자회사 이니츠가 현대모비스에 공급한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SK케미칼 제공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기계적 강도와 내열성, 내화학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공업용 플라스틱을 뜻한다. 폴리옥시메틸렌(POM), 폴리카보네이트(PC) 등이 대표적인 소재다. 업계에선 시장 규모가 800억달러(약 91조2000억원)에서 2023년 1151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순수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기존 차량보다 연비에서 손해를 볼 수 있어 차량 전체 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글로벌 화학회사 바스프와 손잡고 지난달 경북 김천에 POM 공장을 완공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자체적으로 연간 7만t의 POM을 생산하고 있으며 합작 공장에서 8만t을 추가 생산한다. POM은 자동차 연료 펌프, 안전벨트 버튼 등 글로벌 공급량의 42%가 자동차에 쓰인다.

삼양사는 탄소장섬유 열가소성 복합소재(C-LFT)로 자동차용 선루프 프레임을 개발해 완성차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섬유에 폴리아미드를 결합해 만든 이 소재로 선루프를 제작하면 기존의 강철 제품보다 절반가량 가볍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개발되는 차량에 이 소재로 만든 선루프를 적용할 계획이다. LG화학도 자동차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엔진룸과 구동부품용 신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기술력 있는 업체는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할 계획이다.

기존 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한 제품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SK케미칼 자회사 이니츠는 최근 자동차 전조등을 뿌옇게 하는 ‘램프 안개’ 현상을 극복한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를 개발해 현대모비스에 공급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