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제복합소재전시회에서 참가자들이 탄소섬유를 사용한 에스모터스의 스포츠보트를 둘러보고 있다.  /김낙훈  기자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제복합소재전시회에서 참가자들이 탄소섬유를 사용한 에스모터스의 스포츠보트를 둘러보고 있다. /김낙훈 기자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 강도는 철의 10배.’ 이런 특성을 가진 탄소강화플라스틱(CFRP)은 항공기는 물론 자동차 선박 기계 전자제품 레저스포츠용품 등으로 사용처가 늘고 있다. 탄소강화플라스틱을 비롯해 유리섬유 아라미드섬유 등 2가지 이상의 재질을 합쳐 만든 소재를 복합소재라고 한다.

아시아 최대 ‘국제복합소재전시회(JEC ASIA 2018)’가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작년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코오롱, 효성, 한국카본, 한화첨단소재, 도레이첨단소재 등 국내외 약 250개사가 참가했다. 프랑스의 복합소재 전문전시 및 네트워킹 업체인 JEC그룹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미디어 파트너를 맡은 이 전시회에는 자동차 항공기 레저스포츠 분야의 혁신제품들이 다양하게 출품됐다.

경량화된 드론·자동차부품 등 속속 등장

250개社 '더 가볍고 더 강한' 혁신 소재 경쟁
경량화는 이번 전시회의 키워드였다. 전북 완주의 중소기업 에스모터스는 날렵한 디자인의 스포츠보트를 선보였다. 이 회사의 손주원 대표는 “주요 부위를 탄소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해 보트를 경량화해 기능을 높였다”며 “최대 속도는 10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동남아시아에 이 제품을 5대 수출키로 계약을 맺었다.

대구의 다이텍연구원은 그래핀과 수지를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드론 구조체를 개발했다. 그래핀입자를 수지에 골고루 분산시키는 기술로 드론의 무게를 10%가량 줄이고, 강도는 높일 수 있는 제품이다. 코오롱의 자동차용 복합소재 판스프링도 강철스프링에 비해 무게를 60%가량 줄였다. 신현규 코오롱 이사는 “유리섬유와 수지를 사용한 이 제품은 대형 트럭에 사용될 수 있다”며 “부식이 안돼 수명이 2~3배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카본은 복합소재 부품의 성형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고속경화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를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를 사용해 프레스 콤프레션 몰딩공법으로 부품을 제작할 경우 성형시간이 75초에 불과하다”며 “이는 종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텍연구원 코오롱과 독일 다임러, 미국 아센트에어로스페이스, 인도 CSIR국립항공연구소 등 12개 기업 및 기관이 혁신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자동차·항공기 산업콘퍼런스도

전시회 외에 다양한 강연회 등도 마련됐다. 15일에는 자동차산업, 16일에는 항공기산업을 주제로 한 강연회가 열린다. 에리크 피에르장 JEC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전시회에서 출품업체들이 자동차, 항공, 재생에너지, 스포츠 및 레저 분야에서 최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며 “아시아는 물론 미주, 유럽 시장을 개척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JEC그룹은 “세계 복합소재 시장이 연 5% 정도씩 성장해 2021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복합소재 전문가인 하성규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복합소재 관련 전후방 산업이 고루 갖춰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라며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급성장하는 복합소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