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5조원 소비 신기록…소비 진작으로 경기 하방 대응하려는 中 '반색'
무역전쟁 속 中 '내수 파워' 보여준 '솔로의 날'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소비 축제'인 솽스이(雙11·쌍십일) 쇼핑 데이 거래액이 35조원에 육박하면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과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수출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거대한 내수 잠재력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소비 진작으로 경기 하방 우려를 잠재우려는 중국 정부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솽스이 이벤트가 진행된 11일 하루 타오바오, 티몰 등 알리바바의 전자 상거래 플랫폼 거래액은 총 2천135억위안(약 34조7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거래액인 1천682억위안(약 27조3천억원)보다 26.9% 증가한 것이다.

거래액은 11일 오전 0시 이벤트가 시작하고 나서 2분 5초 만에 100억위안을 돌파하더니 12분 14초 만에 2013년 거래액인 362억위안을 넘어섰다.

이어 0시 35분 17초에 2014년 거래액(571억위안), 8시 8분 52초에 2016년 거래액(1천207억 위안)을 넘었고 오후 3시 49분 39초에 작년 거래액인 1천682억위안까지 돌파했다.

알리바바의 신기록 행진은 최근 나타난 중국의 전반적 소비 부진 현상 속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중국 내수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준 것으로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알리바바의 '솔로의 날' 실적은 중국 소매판매의 건강함과 소비 확신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며 "하루 2천135억위안 판매 신기록은 세계 두 번째 경제국의 소비 탄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조 차이 알리바바 부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중산층의 성장 궤도를 탈선시키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6.5%까지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오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지표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중국 성장의 3대 엔진 중 하나로 꼽히는 투자 부진은 이미 현실이 된 상황이다.

경제 성장의 다른 한 축인 수출도 지표상으로는 아직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내년 1월부터 관세율이 높아지기 전 '밀어내기'식 수출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13억 인구의 소비 활성화를 통한 내수 시장 확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소비세 감면, 관세 인하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국민들의 소비 진작을 도모하고 있다.
무역전쟁 속 中 '내수 파워' 보여준 '솔로의 날'
그러나 중국 국민들의 소비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4월 이후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등 중국의 경제 성장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소비 관련 지표가 부진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올해 솽스이 거래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소비 확대를 통해 경제적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중국 정부에 상당히 고무적 결과일 수 있다.

다만 올해 솽스이 거래액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증가율 둔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증가율은 작년의 39.3%보다는 10%포인트 이상 둔화했다.

또 앞서 데이터 분석업체 앱애니는 올해 '11.11'을 앞두고 거래 규모가 320억달러(36조1천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날 거래액은 이에 약간 미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할인 제품이 선보이는 솽스이 기간에 소비가 몰린 것은 가처분 소득 여력이 줄어드는 소비자들의 절약에 나선 것으로 다른 기간 소비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