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폭우로 급등했던 채소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오이는 도매시장에서 100개 기준 2만7759원에 거래됐다. 1주일 전(3만5656원)보다 22.1% 내린 가격이다. 1년 전(3만7599원)에 비해서는 26.1% 떨어졌다. 무 가격은 개당 764원으로, 1주일 전(942원)보다 18.9% 내렸다. 청상추 가격도 4㎏ 기준 9622원으로 전주 대비 20.4% 하락했다.채소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세는 기상 조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7월에 폭염과 가뭄이 겹치고, 8월엔 폭우가 내리면서 산지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계절이 바뀌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출하량도 회복됐다는 분석이다.배추는 포기당 1823원으로, 전년 가격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다음달 중순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면 배추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 많다.한 대형마트 채소 구매 담당자는 “최근 배추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며 “다음달 김장철이 되면 배추 가격은 지난해보다 10%가량 오르고 무 가격은 평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호주에 본사를 둔 화장품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수출을 확대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장을 지우는 데 사용하는 클렌징 퍼프 브랜드인 ‘페이스 헤일로’(사진) 얘기다. 국내 화장품이 K뷰티 바람을 타고 수출된 사례는 많지만 외국 브랜드가 ‘K뷰티’를 앞세워 다시 해외로 수출된 보기 드문 사례다.25일 헬스&뷰티(H&B)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페이스 헤일로는 1월 말부터 지금까지 30만 개 이상 판매됐다. 머리카락의 100분의 1 굵기 극세사로 만든 순면 퍼프 제품으로 별도의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물에 적셔 화장을 지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화장 지우는 일을 귀찮아하는 여성이 많은 데다 클렌징폼 등을 쓰지 않고도 색조 화장까지 잘 지워진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호주 브랜드지만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점도 품질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국내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한국에 가면 꼭 사와야 하는 제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올해 노동절 기간(4월29일~5월8일)에는 올리브영의 명동 매장 4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구매한 제품’ 3위에 오르기도 했다.페이스 헤일로는 미국과 호주에 거주하는 주부 두 명이 공동 개발한 브랜드로 지난해 6월 처음 출시됐다. 호주 유명 뷰티 유튜버인 클로에 모렐로가 자발적으로 제품 홍보에 나설 만큼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했다.한국 소비자들도 ‘직구’할 정도로 인기를 끌자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페이스 헤일로 제품을 한국에서 독점 판매하는 계약을 호주 본사와 체결했다.페이스 헤일로는 한국 시장에서 제품 판매가 급증하자 ‘K뷰티’를 적극 활용한 홍보와 마케팅에 나섰다. ‘K뷰티’와 ‘메이드 인 코리아’ 문구를 넣어 포장지를 모두 교체했다. 겉포장을 바꾼 새 제품을 호주 미국 홍콩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중국과 영국에 새로 진출하는 데도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올리브영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들이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한국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며 “해외 브랜드들은 한국 여성들이 좋아하면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K뷰티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했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기술력과 디자인의 만남이다.” “복잡한 시계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스위스 명품 시계 로저드뷔와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협업해 제작한 신제품 시계를 본 고객들의 반응이었다.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중국 마카오에서 열린 ‘매드 벗 스위스(Mad but Swiss)’ 행사는 로저드뷔의 내년 신제품을 아시아 지역에 선보이기 위한 자리였다. 명품 시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한국 등에서 VIP 410명이 초청됐다.최고급 기술에 신소재 더한 한정판 시계이번에 공개한 신제품은 3개 모델이었다. 로저드뷔를 대표하는 엑스칼리버 모델에 카본 소재를 적용한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얼티밋 카본’은 다이아몬드까지 더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엑스칼리버는 속이 들여다보이는 스켈레톤 디자인으로 로저드뷔를 대표하는 시계 모델이다.카본으로 케이스 스트랩 등을 제작해 가벼우면서도 튼튼하다. 최고급 기술로 손꼽히는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을 장착했다. 시계 전체에 총 195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기존 시계보다 화려하게 제작했다. 고급스럽게 빛이 나도록 네모난 바게트컷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 단 8개만 제작해 한정 판매한다. 국내 판매가는 7억2200만원.로저드뷔는 1995년 제네바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역사는 길지 않지만 평생 시계를 직접 제작하며 고급 기술을 개발해온 로저 드뷔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브랜드여서 ‘시계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톱니바퀴와 동력장치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스켈레톤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8년에는 피아제 IWC 까르띠에 예거르쿨트르 몽블랑 등 최고급 시계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드그룹에 합류해 마케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로저드뷔는 이번 행사에서 올해 처음 출시한 람보르기니 협업 시계도 전시했다. 람보르기니 고유의 빨강, 파랑 등 원색을 주로 사용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스포츠카 마니아, 명품시계 마니아들이 일부분 겹친다는 데서 착안해 양사가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다. 가격대는 2억5000만~2억7600만원대다. 로저드뷔와 람보르기니는 내년에도 협업해 제작한 시계를 1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아시아 사업 확대할 것”첫 여성용 엑스칼리버도 공개했다. 로저드뷔의 엑스칼리버는 크고 스포티한 디자인이란 이유로 남성이 주요 고객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엑스칼리버 36 슈팅스타’는 36㎜ 크기로 기존 제품(42~45㎜)보다 확연히 작아졌다. 7시 방향엔 공중에서 회전하는 투르비용을 넣었다. 48개의 라운드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함을 강조했다. 60시간 동안은 태엽을 감지 않아도 자동으로 시간이 간다. 블루 핑크 화이트 등 세 가지 색상으로 제작했다. 각 모델은 세계 8개씩만 한정 판매하는데 이번 VIP 행사에서 6~7개씩 팔렸다. 국내엔 내년 초께 한두 개가 들어올 예정이다. 국내 판매가는 2억1000만원대.도로시 헨리오 로저드뷔 인터내셔널 마케팅 디렉터는 “기계식 시계에 관심을 두는 여성이 크게 늘고 있다”며 “엑스칼리버 모델에 혁신적 기술을 담되 더 작게 제작하는 건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엑스칼리버에 들어간 별 모양의 스켈레톤 디자인이 예쁘다는 여성 고객이 많아 여성 손목에 맞는 사이즈와 색상, 디자인으로 한정 생산했다”고 덧붙였다.로저드뷔는 이번 신제품을 8개씩 한정 판매하기로 했다. 8이 무한대(인피티니)의 의미가 있는 데다 중국에선 행운의 상징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로저드뷔 관계자는 “수천만원대 시계를 경험해본 중국 소비자들이 이젠 몇억원대 최고급 시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마카오=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