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화뇌동 투매는 금물…필수소비재 등에 관심
펀드 고수들의 약세장 대처법 "위기가 기회…냉정해야"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공포심리도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투자 고수들은 "위기가 기회"라면서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장기 투자자라면 불안심리에 쫓기듯이 주식을 투매하기보다는 오히려 현 장세를 주식투자의 적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단기 자금이라면 위험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25일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현재와 같은 급락 장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만"이라면서 "역사적으로 이럴 때는 매수로 대응하는 투자자가 이겼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단기 투자자라면 위험한 시장이지만 장기 투자자에게는 기회"라며 "이럴 때일수록 부화뇌동하지 말고 냉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보유한 주식이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꿋꿋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바닥권으로 떨어진 우량 기업은 소신껏 투자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도 "옥석을 가릴 좋은 기회"라면서 "사고 싶은 종목이 있었다면 싸게 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현금비중을 늘리기에 좋은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투자한 회사에 근본적인 이슈가 생긴 게 아니라 불안 심리에 따른 주가 하락이라면 부화뇌동해서 팔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상무) 역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탄탄하고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없는 종목은 지켜보면서 보유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이사는 투자자별 자산 구성이나 종목에 따라 각각 다른 대응법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현 자산에서 주식비중이 큰 사람은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도 있겠지만, 주식비중이 작은 투자자는 오히려 주식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건으로 기업 펀더멘털이 나빠지는 종목은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매에 가세해서 득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반등할 때 매력도 낮은 종목은 처분하고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은 끝까지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익을 지켜내는 방어력이 강한 종목, 경기 변동성이 낮고 시장 지배력이 높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민감주보다는 필수소비재 등에 관심을 두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