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 서울보다 '하락' 인천 건보료 더 올라
건보료 산정방법 탓…김상희 의원 "건보료 재산등급 개편 필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반영해 공시지가를 현실화할 경우 집값이 급등한 서울보다 오히려 집값이 내려간 인천지역의 평균 건강보험료가 더 많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공시지가 변동에 따른 건강보험료 예상 인상액' 자료를 보면, 공시지가를 30% 인상하면 주택을 보유한 전국 286만1천408가구의 월평균 건보료는 9만385원에서 10만2천465원으로 13.37% 오른다.

그러나 이를 지역별로 보면 집값이 가장 많이 뛴 서울보다는 집값 인상률이 소폭 또는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떨어진 인천과 대전, 부산 등에서 건보료가 더 많이 오른다.

인천은 8만883원에서 11만1천996원으로 38.47% 올라 가장 많이 인상된다.

이어 대전 37.0%(8만1천746원→11만1천996원), 부산 36.24%(8만5천706원→11만6천762원), 광주 32.38%(7만7천463원→10만2천465원), 대구 31.86%(8만8천553원→11만6천762원) 등의 순이었다.

이에 반해 집값이 폭등한 서울은 17.31%(11만4천233원→13만3천992원), 경기는 25.48%(9만9천477원→12만4천827원)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은 부동산 매매가격 변동률 5.42%로 전국 1위였으나 공시지가 30% 인상에 따른 건보료 인상률은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5위였다.

건보료 예상 인상 폭 1위인 인천은 부동산 매매가격 변동률이 -0.09%였고, 대전은 부동산 매매가격이 전국 평균치(0.79%)와 거의 같은 0.8% 오른 데 반해 건보료는 37%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안에서도 부동산 가격 변동률과 건보료 인상 폭 간 편차가 있었다.

부동산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강남 3구'와 이른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보다는 은평구와 강북구, 금천구, 도봉구 순으로 건보료 인상 폭이 클 것으로 나왔다.

공시지가 30% 인상 때 은평구는 건보료 인상률이 33%(9만3천853원→12만4천827원)에 달했고 강북구 32.80%, 금천구 31.70%, 도봉구 28.82%, 강서구 27.92% 등이었다.

하지만 강남 3구는 강남구 15.85%, 서초구 10.31%, 송파구 4.87%에 머물렀다.

특히 강남 3구는 서울의 평균 건보료 인상률(17.31%)보다 낮았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의 평균 건보료 인상률은 각각 15.89%, 9.95%, 14.12%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모순이 생기는 것은 현행 지역 건보료 산정방법 때문이다.

현재 건보료는 소득 및 재산등급별로 나눠 점수로 환산하고 점수당 183.3원을 부과해 매긴다.

그런데 재산을 등급별로 나눌 때 금액이 낮을수록 등급별 금액이 촘촘하게 나뉜 반면 금액이 높을수록 구간 금액 폭이 넓어진다.

이런 이유로 집값이 낮은 지역가입자는 공시지가가 오르면 등급이 급상승하는데, 고가의 집을 가진 지역가입자는 공시지가가 오르더라도 같은 등급이거나 1~2단계 상승하는 데 그친다.

지난 7월부터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으로 재산등급이 기존의 50등급에서 60등급으로 바뀌었지만, 공시지가가 현실화된다면 예상치 못한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시지가 현실화에 따른 건보료 인상은 당연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덜 오른 곳에 많은 건보료가 부과되고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은 덜 부과되는 모순이 생긴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추가적인 건보료 재산등급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