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심야 시간 동안 기업에 싼 가격으로 전기를 제공하는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행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에 문제가 있다”는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로 인한 소비 왜곡을 고치는 것이 자원배분 합리화에 도움이 된다”며 “정부에도 그런 방향으로 건의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는 오후 11시~오전 9시 사이 전기를 싸게 공급하는 제도다. 낮 시간대 요금의 27~54% 수준이다. 이 때문에 자동화에 앞선 기업들이 심야 시간에 공장을 집중적으로 돌리고 결과적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혜택을 많이 본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최 의원은 “30대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전기를 16% 싸게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전기를 비싸게 쓰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왜곡을 바로잡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전기요금 필수사용량 공제 제도 역시 고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 제도는 서민 복지 차원에서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월 200㎾ 이하)에 요금을 월 4000원 할인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구도 광범위하게 혜택을 받으면서 제도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