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반도체의 날'…한국경제 절반 책임지는 반도체
한국 반도체 기업 영업익, 글로벌 시장서 비중 50% 넘어


보름 앞으로 다가온 '반도체의 날'(10월 29일)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던 지난 1994년 10월을 기념한다.

하지만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반도체 사업은 국내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절반'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국내 시총 100대 기업 영업익의 40%, 삼성·SK 반도체서 나왔다
우선 국내 상황을 보면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국내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대로 진입했다.

14일 업계와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40.2%로 집계됐다.

시총 100대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약 82조2천820억원) 중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약 23조1천563억원, SK하이닉스는 약 9조9천413억원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비중은 매해 성큼성큼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5년을 놓고 보면 2013년에는 15% 수준이었지만 2014년에는 18.8%, 2015년엔 20.4%, 2016년 16.3%, 지난해 34.3% 등으로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도 높고 단단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기업 상위 10개사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인텔을 꺾고 매출액 1위 자리에 올랐다.

SK하이닉스도 약진했다. 지난 2013∼2016년에 4∼5위에 머물렀던 SK하이닉스가 지난해 퀄컴을 꺾고 매출액 3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작년 기준 이들 상위 10개사의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8.8%, SK하이닉스가 15.1%로 이 둘을 합쳐 한국 기업이 세계 반도체 시장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9%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한국 반도체의 활약은 뒤집어 보면 '쏠림 현상'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비관적인 반도체 업황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경제의 반도체 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IT전문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D램 가격이 올해보다 15∼20% 하락하고, 낸드플래시는 25∼30%나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굉장한 경쟁력을 가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산업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 보니 반도체 경기가 어려워지면 국내 경제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