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P2P) 금융 투자자들이 원리금 수취채권(대출채권)을 서로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이 나온다. 원리금 회수를 위해 만기까지 기다려야 했던 P2P금융 투자의 불편함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신용대출 전문 P2P금융 업체 렌딧은 투자자 간 원리금 수취채권을 사고팔 수 있는 실시간 온라인 서비스 ‘렌딧 마켓’을 개발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렌딧마켓은 P2P 투자자가 상환받고 있는 원리금의 수취채권을 매각해 유동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투자 성향에 따라 원리금 수취권을 사고팔아 취향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렌딧마켓은 지난달 시행한 설문조사에 담긴 투자자들의 불편사항을 반영해 이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867명의 투자자 중 가장 많은 투자자들이 꼽은 불만이 ‘유동성 제약’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렌딧마켓에선 투자자들이 렌딧을 통해 투자한 뒤 받은 원리금 수취채권만 거래된다. 렌딧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698억원이다. 현재 렌딧의 투자자 한 명이 분산투자한 채권 수는 평균 185개이며, 최대 5491개 채권에 투자해 리스크를 관리 중인 투자자도 있다. 발급된 원리금 수취채권 수는 813만 건에 달한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효율적인 채권 관리와 거래 안전성을 위해 렌딧에서 발행한 채권만 거래되는 형태로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렌딧마켓과 같은 원리금 수취채권 매매서비스는 미국에선 이미 도입돼 있다. 미국 P2P업체인 렌딩클럽은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해 P2P 대출 채권 시장을 키우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실시간 분산투자 포트폴리오 추천 시스템과 머신러닝 기반의 P2P 금융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