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정성호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유럽 진출 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의 올해 1∼8월 유럽 시장 누적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한 71만5천5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9.8% 증가한 37만8천834대를, 기아차가 5.9% 늘어난 33만6천216대를 각각 팔았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99만5천383대로 100만 대를 살짝 밑돌았는데 올해는 1∼8월 누적 판매량이 작년보다 8.0% 증가한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100만 대 판매의 대기록을 달성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 경우 유럽은 최대 시장인 중국, 그리고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연간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한 해외 시장이 된다.

현대·기아차는 1977년 그리스에 현대차의 '포니' 300대를 수출하며 유럽에 처음 진출했다. 기아차가 1995년 먼저 유럽총괄법인을 세웠고, 현대차도 2000년 이를 뒤따랐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10년 새 유럽 시장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08년 50만8천574대를 팔았는데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10년 만인 지난해 약 2배인 99만5천383대를 판매했다. 그 결과 2008년 3.4%(현대차 1.8%, 기아차 1.6%)에 그쳤던 시장점유율은 올해 1∼8월 6.4%(현대차 3.4%, 기아차 3.0%)까지 늘었다.

업체별 순위를 봐도 2008년 10위였던 것에서 올해 1∼8월에는 5위로 올라섰다. BMW와 다임러 등을 제치고 폭스바겐(25.1%)과 푸조-시트로엥(15.7%), 르노(10.7%), FCA(피아트크라이슬러, 6.8%)의 다음 순위를 꿰찬 것이다. 비유럽 업체로는 1위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 성장의 비결로 ▲ 소형·해치백을 선호하는 시장 특성에 맞는 'i 시리즈'의 성공 ▲ 소형 SUV ix20, 준중형 해치백·왜건 씨드, 다목적차(MPV) 밴가 등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 등을 꼽았다. 실제 중소형 라인업인 i시리즈는 작년의 경우 27만5천918대가 팔리며 전체 유럽 판매량의 52.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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