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월 계도기간 적극적 홍보 절실
-개정안 미흡한 부분 살펴봐야, 시민 의식도 요구돼


전 좌석 안전띠 의무화가 시행된 지난 28일 이후, 전국 곳곳에서 혼란이 적지 않다. 승용차와 택시 뒷좌석 승객 대부분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는 장면이 잇달아 포착되면서 안전의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또한 개정안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함께 일어나면서 의무화에 대한 비판과 옹호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하이빔]뒷좌석 안전띠, '안전' 우선 상기해야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고속도로는 물론 모든 도로에서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안전띠를 착용해야 한다. 위반 시 운전자에게 과태료 3만원, 13세 미만 아동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는 6만원이 부과된다. 또한 6세 미만의 아이는 반드시 카시트에 태워야 하며 위반 시 6만원이 부과된다. 단, 택시나 버스의 경우 승객이 안전띠 착용을 안내 받고도 이행하지 않는 경우는 단속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시행 첫 날부터 경찰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여전히 시행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곳곳에서 혼선이 벌어졌다. 또 인지하고 있었지만 '불편'을 이유로 안전띠 착용을 꺼리는 승객도 적지 않다.
[하이빔]뒷좌석 안전띠, '안전' 우선 상기해야

일부에서는 개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진다. 특히 택시에 아이가 탑승할 때 별도의 카시트가 없는 상태에서 전 좌석 안전띠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택시 기사가 카시트를 싣고 다니거나 보호자가 카시트를 항상 소지하고 타야 하는데 현실에서 이 부분이 가능하냐는 비판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에 따른 상해 위험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건 실험으로 입증됐다. 올해 7월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진행한 사고 재현 충돌시험에서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의 경우 착용에 비해 머리 중상가능성이 성인은 3배, 어린이는 1.2배 높게 나왔다. 중형 SUV의 운전석과 뒷좌석에 더미(인체모형)을 두고 48.3㎞/h의 속도로 고정벽에 정면 충돌시킨 만큼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 자료에 따르면 카시트를 사용할 경우 1~2세의 영아는 71%, 3~12세는 54%의 사망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하이빔]뒷좌석 안전띠, '안전' 우선 상기해야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고속도로는 1980년, 자동차전용도로는 2011년에 각각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일반도로는 운전자와 옆좌석 동승자만 착용토록 돼 있어 그간 전 좌석 의무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시 말해 이번 개정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라 오랜 논의 끝에 마련된 개정이었던 셈이다.

경찰은 계도 기간이 끝나는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 사이 불편을 이유로 생명이 담보되는 안전띠 착용을 등한시하는 시민 의식 개선에 치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택시 등과 같은 영유아 카시트 의무화 대책은 후속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자칫 교통약자의 불편함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어서다. 필요하면 카시트를 갖춘 전용 택시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택시 또한 점차 기능이 세분화 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안이다. 방법은 없는 게 아니라 찾지 않는 것 뿐이니 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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