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 달 1일 취임 20주년을 맞는다.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이 1998년 8월 26일 타계하면서 38세의 젊은 나이로 그룹 총수 자리에 올라선 지 20년이 흐른 것이다.

3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 취임 후 현재까지 20년간 SK는 상당한 양적 성장을 거뒀다.

최 회장 취임 당시 32조원에 불과했던 그룹 자산은 2017년 말 기준 192조6천억원으로 6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6조원에서 158조원으로 4배 이상 늘었고, 재계순위는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2017년 말 기준 SK그룹의 시가총액은 124조9천730억원으로 삼성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최태원 SK 회장 취임 20주년…"자산 6배·수출 9배 성장"
공정거래위원회 통계를 보면 지난 2000년 말 54개였던 SK그룹의 계열사는 2017년 말 기준 101개로 늘었고 종업원 수는 2만5천800여명에서 9만4천여명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사의 당기 순이익은 9천700억원에서 17조3천500억원으로 무려 18개 가까이 불어났다.

1998년 말 8조3천억원이던 SK그룹의 총 수출액은 지난해 75조4천억원으로 9배 증가했고 전체 매출(139조원) 대비 수출 비중은 역대 최대인 54%를 기록했다.

SK그룹의 수출 기여도는 13%에 달했다.

이 같은 SK그룹의 내적·외적 성장 비결로는 사업 다각화와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이 꼽힌다.

SK그룹은 2011년 3조4천267억원에 SK하이닉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에너지·화학,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이던 기업 구조에 반도체를 추가해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두고 '승자의 저주'란 우려가 나왔지만, SK하이닉스 편입 이후 SK그룹 ICT 계열사들의 수출액이 2012년 9조5천억원에서 2016년 17조원으로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면서 최 회장의 최대 경영성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SK그룹은 이후에도 반도체 부문에서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참여해 지난해 9월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문의 인수자로 선정됐고, 작년 8월에는 SK가 반도체용 웨이퍼 제작업체인 LG실트론 인수를 마무리해 SK실트론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에 앞서 2015년 11월에는 반도체 제조 등에 필수적인 삼불화질소(NF3)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해 SK 계열사로 추가했다.

바이오·제약 사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오고 있다.

SK㈜는 최근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 개발·생산업체(CDMO)인 암팩(AMPAC)의 지분 100%를 5천1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해외 제약 회사 M&A 규모로 사상 최대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1천800억원에 인수, 현재 총 40만ℓ급의 원료의약품을 생산 중이다.

최 회장은 최근 수년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新) 경영전략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2월 SK그룹 신년회에서 "올해를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뉴(New) SK의 원년으로 삼자"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 취임 20주년…"자산 6배·수출 9배 성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