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유해물질배출 연구단계 머물러…혁신 막아선 안돼"
PMI, 자체 연구로 식약처 압박…전자담배 유해 논란 '가열'
궐련형 전자담배가 과연 인체에 덜 유해한지 여부를 두고 필립모리스가 폐암과의 관련성을 다룬 새 연구 결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판하면서 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필립모리스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험용 쥐를 이용한 자체 실험 결과를 제시하는 한편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강조한 식약처에 거듭 날을 세웠다.

김병철 필립모리스 전무는 "일부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유해물질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얼마만큼 있으며, 유해물질 노출이 얼마나 줄고, 질병 발생에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로 리스크는 존재할 수 없다"며 "그 리스크 때문에 혁신을 막기보다는 추가 리스크 감소가 얼마나 의미 있는 감소인지 살펴보고,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식약처를 '리스크 때문에 혁신을 막는 곳'이라고 작심 비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전무는 또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발표한 식약처 6월 발표를 언급하며 "소비자들은 정확하고 오해 없는 정보를 받고, 더 나은 선택을 할 권리가 있다"며 "기업과 정부 당국은 과학에 기초해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자사 연구 결과를 재차 설명하며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 감소 효과를 역설했다.

한편 필립모리스가 이날 발표한 연구는 실험용 쥐의 전체 생(生)에 해당하는 18개월에 걸쳐 아이코스 증기, 일반 담배 연기, 공기에 각각 노출한 것으로, 일반 담배보다 확연히 폐암 발생이 줄었다는 결과가 골자다.
PMI, 자체 연구로 식약처 압박…전자담배 유해 논란 '가열'
김 전무는 "(쥐의) 일생 전체 연구를 통해 아이코스 장기간 노출이 폐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는 점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이 배출되는지,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이 인체의 흡수되는지, 나아가 얼마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종합적으로 연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식약처의 6월 발표는 ▲ 유해물질 배출 ▲ 유해물질 인체 흡수 ▲ 건강에 부정적 영향의 3단계 가운데 가장 첫 단계인 '유해물질 배출'에만 머물러 있다며 "그마저 자체 실험 결과에 반하는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는 이날 데이비드 카얏 프랑스 피에르 에 마리 퀴리 대학 종양학 교수와 마누엘 피취 PMI 과학연구 최고 책임자 등 전문가를 연단에 세워 자체 연구 결과에 힘을 보탰다.

또 ▲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주요 발암물질이 매우 적게 배출된다는 독일 연방위해평가원의 연구 ▲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는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평균 90% 적다는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발표 ▲ 궐련형 전자담배는 여전히 해롭지만, 일반 담배보다는 '덜' 해롭다는 영국 독성위원회의 연구 등을 함께 제시하며 식약처를 압박했다.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자문기구인 담배제품 과학자문위원회에서도 지난해 1월 아이코스가 담배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줄인다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아이코스가 판매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