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해양공장 1천200명 대상 9개월 '임금 0' 휴업 추진
현대중공업이 해양공장 물량 '제로'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희망퇴직과 함께 근로자 1천200여명을 대상으로 9개월간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휴업 승인을 노동위원회에 신청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3일 현대중이 '기준 미달 휴업수당 지급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회사 신청안은 해양공장 인력 1천220명을 대상으로 오는 10월부터 내년 6월까지 9개월간 평균임금의 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사는 이와 별도로 연차수당과 휴가비, 귀향비 등은 기존대로 지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의 귀책 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해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70% 기준에 못 미치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

신청을 받은 울산지노위는 한 달 이내에 심판위원회를 열어 실제 회사가 휴업수당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지를 판단한다.

내용 조정 없이 승인 또는 불승인만 결정하게 된다.

회사는 또 해양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해양사업부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등을 단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 해양공장 소속 근로자 2천600명가량이 희망퇴직 또는 조기정년, 울산지노위의 결정 향방에 따라 무급휴업 등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현대중 해양공장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45월째 수주가 없는 상태다.

지난 20일 이 마지막 나스르 물량이 출항하면서 해양공장 작업이 멈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