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시내 한 BMW서비스센터가 점검을 마친 치량과 점검을 앞둔 차량으로 붐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시내 한 BMW서비스센터가 점검을 마친 치량과 점검을 앞둔 차량으로 붐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BMW 차량 화재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소유주의 불안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리콜(결함 시정) 조치 결정에도 사용이익을 상실했다며 ‘차라리 불이 났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보상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BMW 차량 화재 사고는 36건으로 집게됐다. 그러나 지난 12일 520d 모델에 또 불이 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가장 속이 타는 건 차량 소유주들이다. “한국에만 국한된 사고가 아니다”라는 회사 측 해명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아직 화재 사고를 당하지 않은 소유주들은 별다른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하다. 뿐만 아니라 리콜로 결함이 제대로 고쳐질지 불안해하고 있다.

520d 모델을 타는 김모씨(36)는 “언제 화재 사고가 날지 불안해서 운전을 할 수 없다”며 “잠재적 우려가 크지만 당장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고 위험 때문에 이동수단의 사용이익은 없는 상황”이라며 “공동소송에 참여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리콜 대상 차량에 불이 난 경우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잔존가치 100%(중고 가격)를 현금으로 보상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화재 사고를 겪지 않았다면 리콜 조치를 기다리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불안과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는 소유주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김 씨는 “차를 제대로 운행하지 못하는 데다 중고차 가격까지 하락하는 피해를 입었다”며 “거래도 쉽지 않아 차라리 불이 났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했다.

소송을 맡고 있는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화재 사고를 겪지 않은 소비자도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며 “중고차값 하락, 불안감에 따른 기능 상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고객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우선 긴급 안전진단을 받고 확인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운행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 “안전진단을 받았음에도 화재 사고가 나면 동급 신차로 교환해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26일 520d 모델을 포함한 42개 차종 10만6317대를 리콜 조치하기로 했다. 국토부와 회사 측은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