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상승·원전 가동률 저하로 비용 증가…"하반기 개선 전망"
한수원 월성 1호 감가상각비 5천600억원 반영


한국전력공사가 6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연료 가격 상승, 원자력발전소 가동률 저하, 원전보다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 기준 8천14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작년 상반기 2조3천97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올 2분기에만 영업적자가 6천871억원에 달했다.

작년 4분기 1천294억원, 올해 1분기 1천276억원에 이어 3분기째 손실을 냈다.

3분기 연속 영업적자는 2012년 2분기(2011년 4분기, 2012년 1·2분기) 이후 처음이다.

한전은 올해 적자 원인으로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 상승,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 증가, 신규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을 지목했다.

올해 상반기 유가가 작년 대비 33% 이상 급등했고, 유연탄 가격도 28% 오르는 등 연료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영업비용의 32.5%를 차지하는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 부담이 2조원(26.7%) 증가했다.

원전 정비와 봄철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정지로 원전과 석탄발전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 구매가 2조1천억원이나 늘었다.

원전과 석탄발전 가동률이 떨어지면 한전은 발전원가가 비싼 LNG로 생산한 전력을 민간발전사로부터 더 구매해야 한다.

이밖에 신규 발전소 준공, 송전선로 신·증설 등 전력설비 투자로 감가상각비가 4천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전기판매 수익은 작년 동기 대비 1조5천억원(4.1%) 늘었지만 비용 증가를 상쇄하기에 부족했다.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조1천69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조4천280억원 줄었다.

당기순손실이 영업적자보다 큰 이유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 감가상각비 약 5천600억원을 2분기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한수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한수원의 영업외비용이 한전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다.

한수원은 지난 6월 15일 이사회를 열어 2022년까지 운영허가를 받은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로 의결했다.

감가상각비는 2022년까지 운영했더라도 결국 내야 할 돈이지만, 운영 기간이 단축되면서 올해 전부 비용으로 잡혔다.

한전은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이례적으로 언론을 상대로 실적 설명회를 했다.

박형덕 기획총괄부사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절별 손익 구조상 2분기 수익이 가장 낮고 3분기 수익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전에 따르면 3분기는 여름철 냉방 증가로 전력판매수익이 증가하면서 4개 분기 중 실적이 가장 양호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3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2조1천144억원(196.7%) 증가했다.

원전 이용률도 1분기 55%, 2분기 63%에서 하반기에는 7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은 김종갑 사장 취임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1조1천억원 규모의 고강도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하반기 유휴 부동산 매각도 진행하는 등 수익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연간 흑자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2분기 6천871억원 영업손실… 6년만에 3분기 연속 적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