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 가리기, '블랙리뷰어'는 전자 제품 전문 리뷰입니다. 소비자 관점을 장착한 한국경제·한경닷컴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제 돈내고 사려는 제품의 제 값을 매기는 게 목표입니다. 전자 관련 소비재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지만, 때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에도 접근합니다.- 편집자 주>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의 아낙 초미풍 선풍기(왼쪽)와 롯데하이마트의 하이메이드 스마트에코 DC선풍기(오른쪽)은 두 회사의 최신형 PB(자체브랜드) 선풍기로 출고가는 각각 5만4900원, 6만9900원이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의 아낙 초미풍 선풍기(왼쪽)와 롯데하이마트의 하이메이드 스마트에코 DC선풍기(오른쪽)은 두 회사의 최신형 PB(자체브랜드) 선풍기로 출고가는 각각 5만4900원, 6만9900원이다.
블랙리뷰어가 여름을 대표하는 생활가전 '선풍기' 리뷰를 준비했다.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선풍기는 에어컨과 함께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선풍기 판매량이 17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풍기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에너지 효율이다. 가정에서 흔히 쓰는 14인치 선풍기의 평균 가격은 6만원을 넘지 않으며, 하루 12시간(소비전력 50W 기준)을 사용할 경우 전기료는 5000원이면 충분하다. 최근에는 한 대당 5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선풍기(다이슨·발뮤다 등)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10만원 미만 선풍기가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리뷰 제품으로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의 '아낙 초미풍 선풍기'와 롯데하이마트의 '하이메이드 스마트에코 DC선풍기'가 선정됐다. 두 제품은 국내를 대표하는 가전 양판점의 최신형 PB(자체브랜드) 선풍기로 중국 업체들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다. 아낙과 하이메이드 선풍기의 출고가는 각각 5만4900원, 6만9900원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일산업의 표준형 선풍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한 편이다.
전자랜드의 아낙 선풍기는 세련된 디자인에 안전성이 우수한 제품이다. 특히 전면 안전망을 충격과 열에 강한 ABS 소재로 제작해 가볍고 우수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전자랜드의 아낙 선풍기는 세련된 디자인에 안전성이 우수한 제품이다. 특히 전면 안전망을 충격과 열에 강한 ABS 소재로 제작해 가볍고 우수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아낙 선풍기는 전자랜드가 기존 선풍기에 가장 필요한 6가지 요소를 개선해 만든 안전, 디자인, 편의성이 우수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2중 안전장치(과전류·과열 방지퓨즈)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충격과 열에 강한 합성수지) 소재를 채택해 화재 위험과 무게를 줄였다.

하이메이드 선풍기는 프리미엄 제품에 사용되는 BLDC(Brushless DC)모터를 적용해 세밀한 풍속조절과 저소음을 자랑한다. DC모터는 AC(교류)모터 대비 세밀한 속도제어가 가능해 소음이 적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BLDC는 DC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내구성이 좋다.

두 제품 다 스탠드형 선풍기로 크기와 무게, 두께 등은 비슷한 수준이다. 제품 후면에 있는 높이조절 버튼을 누르면 키가 커지는데 둘 다 90cm를 넘는다. 일반 스탠드형 선풍기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하이마트의 하이메이드 선풍기는 BLDC(Brushless DC)모터를 적용해 12단계 풍속조절과 저소음이 특징이다. 특히 12시간 타이머와 동작감지 센서(3분간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짐)를 탑재해 만족도를 높였다.
하이마트의 하이메이드 선풍기는 BLDC(Brushless DC)모터를 적용해 12단계 풍속조절과 저소음이 특징이다. 특히 12시간 타이머와 동작감지 센서(3분간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짐)를 탑재해 만족도를 높였다.
디자인은 두 제품 다 만족스럽다. 아낙이 전면 안전망을 그레이 색으로 제작해 조금 더 세련된 느낌이 강하지만, 전체를 화이트로 꾸민 하이메이드도 밀리지 않는다. 디자인의 많은 부분을 구성하는 전면 안전망의 경우 아낙은 평면의 ABS 소재로 인테리어 효과를 높였고, 하이메이드는 화이트 색상의 철재 안전망을 사용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바람의 질과 세기에서는 하이메이드가 앞섰다. 두 제품은 날개 길이가 35cm인 '14인치 선풍기'로 동일한데, 아낙은 투명하고 넓적한 5엽 날개를 적용한 반면 하이메이드는 끝이 뾰족한 하얀색의 7엽 날개를 채택했다. 이 때문에 아낙은 강한 회오리 바람을, 하이메이드는 부드럽고 순한 바람을 내보냈다.

풍속 조절도 달랐다. 아낙은 ▲초미풍 ▲미풍 ▲약풍 ▲강풍 4단계로 비교적 단순한데 반해, 하이메이드는 ▲일반풍(1~12단계) ▲에코풍(실내 온도에 따라 자동조절) ▲자연풍(풍속 변화) ▲수면풍(30분마다 세기 낮아짐)으로 다양하게 바람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바람의 질과 세기 등에서 하이메이드가 조금 더 만족스러웠다.
손가락 끼임 사고를 예방하는 전면 안전망은 아낙 선풍기(왼쪽)이 우수했다. 아낙은 간격이 촘촘하고 안전망과 날개 사이의 거리가 멀었지만, 하이메이드는 성인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간격이 넓어 아쉬움이 남았다.
손가락 끼임 사고를 예방하는 전면 안전망은 아낙 선풍기(왼쪽)이 우수했다. 아낙은 간격이 촘촘하고 안전망과 날개 사이의 거리가 멀었지만, 하이메이드는 성인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간격이 넓어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편의성과 안전성 등에서는 아낙이 더 우수했다. 먼저 전원을 연결하는 코드선 길이는 아낙이 월등히 길었다. 하이메이드는 기존 선풍기와 같이 1.5m길이의 코드선을 채택했지만 아낙은 2.5m 코드선을 사용해 선풍기 사용면적이 2배 이상 넓었다. 여기에 아낙은 제품 하단에 코드선을 정리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긴 코드선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하이메이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사용성에서도 아낙이 앞섰다. 엄밀히 말해 버튼 형식으로 제작된 아낙이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이메이드는 조작부를 터치 형식의 LED 디스플레이로 꾸몄는데 노인이나 어린이가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그림이 그려진 리모콘을 함께 제공했지만 글자 크기가 작고 버튼 간격이 좁아 사용빈도가 떨어졌다. 12시간 타이머, 동작감지 센서(3분간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짐)와 같은 스마트기능은 하이메이드의 특징이었지만 실제 사용률은 떨어졌다. 반면 아낙은 기존 선풍기와 같은 버튼 형식의 조작부를 적용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90도 회전반경과 다이얼 형태의 180분 타이머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 간단했다.

안전성에서는 아낙이 월등했다. 아낙은 안전망의 간격이 촘촘하고 안전망과 날개 사이의 거리가 멀어 손가락이 끼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할 염려가 없었다. 하지만 하이메이드는 성인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간격이 넓어 보호망을 덧씌워 사용해야 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DC모터가 적용된 하이메이드 선풍기를 추천한다. 세밀한 바람세기와 저소음은 50만원대 프리미엄 선풍기 부럽지 않다. 세련된 디자인에 안전한 선풍기를 원한다면 아낙 선풍기는 좋은 대안이다. DC선풍기 못지 않은 초미풍 바람과 사용자를 배려한 세심한 기능은 감동을 받기에 충분하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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