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농협은행과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8월부터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중단된다.

빗썸은 31일 공지를 통해 8월1일부터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일시중지한다고 밝혔다. 기존 가상계좌 발급 고객은 입출금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빗썸 측은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론 농협은행과의 가상계좌 발급 계약 만료일인 이날까지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189억원의 손실을 낸 빗썸 해킹 사태와 관련해 빗썸 전산상의 미비점이 있다고 보고 보완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우선 한 달간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 가상계좌를 통한 입출금 서비스는 제공하지만, 재계약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기존 가상계좌 이용도 어려질 수 있다.

빗썸은 과거 신한은행에서도 가상계좌를 부여받았지만 연초 실명확인 가상계좌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신한은행과의 계약이 이미 끊긴 상태다. 이번에 농협은행과의 재계약마저 불발되면 시중은행 가상계좌를 통한 입출금이 아예 막히게 된다. 국내 ‘빅4’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시중은행과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을 맺지 못한 곳은 빗썸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은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과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업비트와 코빗 역시 각각 기업은행, 신한은행과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을 맺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