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개발하는 링크플로우는 삼성과 롯데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모두 경험한 사례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액셀러레이터 생태계… 삼성 출신이 만든 벤처도 롯데가 '지원 사격'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45)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15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2014년 5월 삼성전자 아이디어 콘테스트에서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로 대상을 받았다. 이듬해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C-Lab)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가 전략적 판단으로 카메라 사업을 축소하던 시기였다”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웨어러블 카메라 시장은 벤처가 뛰어들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제품 개발을 꺼리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벤처에 기회가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링크플로우가 만드는 제품은 세계 최초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 ‘핏360(FITT360·사진)’이다. 카메라가 3개나 들어갈 뿐만 아니라 각도를 잡아주는 ‘각속도 센서’, 방위를 잡아주는 ‘육측센서’ 등의 기술을 활용해 개발했다. 촬영자가 카메라에 찍히지 않고, 무겁게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제품이라 경찰과 보안업체 등에서 수요가 많다. 시각장애인용 도보 내비게이션 등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하반기에 보안용 제품, 내년 상반기엔 일반용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 출신이지만 김 대표는 마무리 단계에서는 롯데의 지원을 받았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롯데첨단소재 등이 도움을 줬다. 링크플로우가 롯데 액셀러레이터가 지원하는 엘캠프(L-camp) 2기 출신이어서 가능했다. 2016년 10월 C랩에서 스핀오프(분사)한 뒤로 롯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C랩에서 분사한 뒤에도 삼성전자가 특허 문제 등에서는 도움을 줬다.

김 대표는 대기업 연구원 출신이 스타트업에 뛰어들 때 분명 장점이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는 “세계시장에서 통하려면 기술력 높은 제품을 개발해야 하지만 막상 선행개발과 양산 등 경험이 없어서 간단한 제품만 생산하는 스타트업이 많다”며 “대기업 시스템을 잘 아는 사람들이 스타트업으로 나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협업에서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