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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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 사격에 나서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업의 자금줄 마련부터 인재 육성까지 전방위 지원과 함께 기술 협력을 강화해 은행 서비스 개선에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최근 스타트업 11곳을 'KB스타터스'로 지정했다. KB스타터스는 KB금융이 유망 기술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총 47개사가 KB스타터스에 소속돼 있다.

KB금융은 KB스타터스 기업에 투자 유치, 전문가 멘토링, 입주공간 등을 지원한다. 그룹 내 계열사와 기술 제휴해 서비스도 개발한다.

KB스타터스 36호인 한국신용데이터는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와 가맹점주 결제계좌 및 법인카드를 연계한 상품을 공동 개발 중이며,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KB스타터스 34호)'는 KB증권과 함께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엔진 연계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KB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전담 조직인 KB이노베이션허브는 지난달 신용보증기금과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업 초기 자금 조달이 어려운 스타트업을 위해 나선 것이다. 신보는 KB이노베이션허브가 추천하는 스타트업 기업에 보증비율과 보증료 등을 우대하고, KB이노베이션허브는 신보 추천 기업에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스타트업의 구직난을 해소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이달 신한은행은 스타트업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두드림 매치메이커스'를 선보였다. 두드림 매치메이커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인지도가 낮아 구인난을 겪는 스타트업 회사와 청년 인재를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두드림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 스타트업에 관심을 표한 취업 준비생 중 120여명을 선발, 5주에 걸친 직무교육을 실시한 후 스타트업과 연결한다.

창업을 위한 스타트업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의 '디지털라이프스쿨(Digital·Life·School)'에서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12주간 창업 역량 교육, 브랜드 홍보 및 운영 멘토링, 인큐베이션센터 입주를 통한 실전경험 등을 무료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자사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IBK창공'에 속한 기업 2곳이 최근 인도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협력해 인도 시장 진출을 도왔다.

IBK창공은 스타트업에 사무공간 및 투자·유자 등을 지원하고,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화권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광저우와 선전에서 글로벌 데모데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밖에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스타트업 발굴과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 '1Q Agile Lab'을 2015년 설립해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 및 대출, 경영·세무 컨설팅, 사무공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등 혁신성장 기업에 주식,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의 방식으로 기업당 최대 1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 이달 초까지 대상 기업을 공개모집했다.

업계는 은행권의 스타트업 지원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 코드에 부합할 뿐더러, 은행권의 서비스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핀테크와 디지털금융의 발전으로 은행과 스타트업의 협업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스타트업 발굴과 지원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의 코드에도 부합해 앞으로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