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셰의 본고장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에서 내년부터 '유로 5'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노후 디젤 차량은 도심에 진입할 수 없게 된다.

11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 시가 속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당국은 내년 1월부터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슈투트가르트 시는 내년 중반까지 대기오염 농도가 법적 기준보다 높으면 2020년 1월부터 유로 5 기준을 충족한 디젤차로 운행 금지 조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로 5는 유로 4보다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등의 배출 기준을 강화해 2009년부터 적용됐다. 2013년부터는 유로 6가 적용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연방행정법원이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 시를 상대로 환경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노후디젤차 운행을 금지할 수 있다고 판결한 뒤 나왔다. 당시 환경단체인 독일환경행동(DUH)은 두 도시의 대기 질 개선 대책이 미흡하다면서 디젤차 운행을 금지할 수 있는 조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행정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슈투트가르트 시의 결정은 유로 6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의 일부 시내 구간 진입을 불허한 함부르크보다는 다소 느슨한 조치다. 함부르크 시는 5월 말부터 도심 주요 구간 두 곳에서 유로 6 기준에 못 미치는 디젤차가 운행하면 승용차에는 25유로(3만1천600원), 트럭은 75유로(9만8천800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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