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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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짠테크족을 겨냥한 소액 적금 상품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적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상품 홍보와 고객 유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27일 출시한 '26주 적금'은 전날 기준 25만좌를 돌파했다. 출시 2주일 만에 25만개의 신규 계좌가 만들어진 것.

26주 적금은 가입 시 1000원, 2000원, 3000원 중에 납입금액을 선택해 낸 후 매주 그 금액만큼 늘려 적금한다. 첫째 주에 1000원을 납입했다면 둘째 주에는 2000원, 셋째 주에는 3000원, 마지막주인 26주에는 2만6000원을 납입하는 식이다.

이 상품의 인기 배경에는 짠테크족이 있다. 짠테크는 짠돌이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푼돈을 꾸준히 모아 목돈 마련에 성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26주 적금은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짠테크족들에게 화자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재테크 커뮤니티를 이용 중인 한 네티즌(ysd***)은 "카페를 기웃거리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을 알게 됐다. 적은 돈으로 시작하지만 만기 때까지 열심히 모아보겠다"며 적금 현황을 사진 파일로 공유했다. 적금 현황을 지인들에게 SNS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목돈 마련의 동기 부여는 물론 상품 홍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카카오뱅크에 앞서 시중은행들도 소액적금을 나란히 선보이며 짠테크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의 '한달愛(애) 저금통'은 SNS와 재테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생활 속에서 절약한 자투리 자금을 수시로 저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루 최대 3만원,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데 한 달마다 이자와 함께 이를 돌려받을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오늘은 얼마니? 적금'으로 짠테크족과 만나고 있다. 이 상품의 알람서비스를 신청하면 영업일 마다 1회씩 "목표를 위해 얼마나 저축하시겠어요?"라는 저축 격력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이 문자메시지에 적금 별칭과 저축액을 적어 답장하면 그 즉시 적금 이체가 완료된다. 하루 5만원, 월 최대 1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SNS에 적금을 추천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어 가입자들의 SNS 홍보도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의 '위비 짠테크 적금'은 가입기간 중 매주 1000원씩 납입금을 더 넣는 '52주 짠플랜', 한 달 주기로 매일 1000원씩 입금액이 늘어나는 '매일 매일 캘린더플랜' 등을 통해 입금 실적에 따라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소액적금 상품은 앞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있는 만큼 짠테크족들을 더 끌어올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상품 출시로 짠테크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출시한 소액적금 상품들도 재조명 받고 있어 앞으로도 관련 상품들이 더 출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