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2008년 인도네시아 BII은행 지분을 말레이시아 메이뱅크에 매각하며 철수한 지 10년 만에 재진출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국민은행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주인수 적격기관 승인도 받았다. 이번 인수에 투입된 비용은 1억달러(약 11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에 해당하는 중형은행이다. 전국적으로 322개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고객 및 중견중소기업(SME)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재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외국 은행이 2개 이상의 현지 은행을 인수한 경우에만 은행당 40% 이상의 지분 확보를 허용하고 있다. 현지 은행의 건전성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100개 이상의 은행이 난립하자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은행업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이번에 22% 지분만 인수한 것은 첫 번째 현지 은행 지분 인수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부코핀은행 지분 인수를 통해 또 다른 현지 은행 지분 40% 이상을 취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다양한 측면에서 현지 진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국민은행이 조만간 현지 다른 은행의 지배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후 합병 등을 통해 대형화와 효율화를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