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하이브리드 / 사진=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 하이브리드카(HEV·사진)가 판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휘발유와 전기를 같이 써 연료 효율성이 높은 점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그랜저 하이브리드카는 9758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랜저 판매량(4만9523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에 달한다. 10대 중 2대는 하이브리드카였다.

이러한 판매 흐름을 보인다면 현대차 최초로 연 2만 대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3년 시장에 처음 나온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은 지난해 기록한 1만8490대다.

이전 모델이 팔리던 2016년과 비교하면 약진은 더 두드러진다. 당시 같은 기간 그랜저(HG) 하이브리드는 3570대 팔렸다. 한 해 동안 판매 실적은 6914대에 그쳤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카가 치고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연료 효율이다. 이 차는 공인 복합연비가 L당 16.2㎞로 경차인 모닝(15.4㎞/L)보다 뛰어나다. 또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특성상 저속 주행 시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이뿐 아니라 판매 가격이 내연기관을 단 그랜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좋은 선택지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세제 혜택 시 트림(세부 모델)별로 3580만~3995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그랜저의 판매 가격은 3105만~433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내수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상품성 강화와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준대형 세단 K7 하이브리드 / 사진=기아자동차
준대형 세단 K7 하이브리드 / 사진=기아자동차
반면 한 지붕 아래 형제인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 K7 하이브리드카는 다소 아쉬운 실적을 냈다.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2239대 팔렸다. 이 기간 K7 판매량(1만5564대) 가운데 비중은 14.3%다.

지난해 이 차는 2016년(2324대·구형 포함) 대비 170.2% 뛴 6280대 팔렸지만 올해 그랜저보다 입지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각 차종, 차급별로 수요를 파악해 서로 다른 매력을 보이도록 판촉 활동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그랜저 하이브리드카 인기 행진이 친환경차 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