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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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 자기 명의의 체크카드를 만들 수 없었던 만 14세 미만 청소년들의 카드 발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던 장애인과 고령자에게는 맞춤형 서비스가 도입돼 카드 이용 편의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8개 신용카드사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카드 이용 관련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중학생도 체크·후불교통카드 발급 가능해진다

우선 체크카드 발급이 제한돼 있던 만 14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카드 발급이 가능해진다.

체크카드의 경우 계좌 잔액 내에서만 결제되므로 만 14세 이상으로 발급 연령을 한정할 필요성이 적음에도 카드사들이 자체 내규에 따라 발급 연령을 만 14세로 제한한 것을 시정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계좌의 경우 부모 동의가 있을 시 만 14세 미만도 개설할 수 있다.

불편 해소를 위해 금융위는 3분기 중 카드사 내규를 개정, 체크카드 발급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12세로 조정하고 대신 일일 결제 한도와 월 결제 한도를 설정하기로 했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에게 체크카드 발급을 허용함으로써 현금 보유에 대한 불편을 줄이고 부모가 카드를 이용해 자녀의 용돈을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청소년의 후불 교통카드 발급도 이뤄질 전망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상 체크카드의 후불교통카드기능 추가는 만 18세 이상에게만 허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이 많은 중·고등학생들은 매번 충전 후 교통카드를 이용해야 했으며 충전 잔액이 부족해 불편을 겪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금융위는 여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후불교통카드 기능 추가 가능 연령도 만 12세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청소년의 대중교통 이용 수준을 고려, 기존 상한액(30만원)보다 한도를 낮게 설정한다.

또한 청소년이 교통카드 대금을 연체하는 경우에도 연체이자 외에 신용도 하락 등의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고령자·장애인 맞춤형 카드 서비스 제공

그간 원활한 카드 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던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도 나온다.

고령자들은 카드 신청서와 상품설명서의 글씨가 작아 읽기 불편하고, 민원 신청 및 문의시 ARS 안내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장애인의 경우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금융사에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카드 발급·이용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큰 글자로 된 전용 서식을 준비하고, ARS에서도 상담원 우선 연결 및 느린말 서비스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카드 발급을 위해서는 음성 통화와 보이는 ARS, 수화를 지원하는 화상통화 등을 통해 대면 없이 카드 발급을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금융위는 체크카드 이용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이 카드사에 사망 증빙 자료를 제출해야 '해지'가 가능했던 것을, 카드사가 확인하도록 하거나 경미한 사항의 경우 서류 제출을 면제하는 등 형식적인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청소년, 고령자, 장애인 등 최대 440만명이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청소년에 대한 체크카드, 후불교통카드 발급 허용으로 합리적 용돈관리와 대중교통의 편리한 이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령자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서식, 느린말 ARS 서비스 및 장애인을 위한 비대면 발급 서비스 제공 등으로 카드 이용불편이 크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