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년간 우리나라의 직접투자 순유출로 인한 직·간접 일자리 손실이 연간 12만5천 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직접투자 순유출이란 우리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금액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을 뺀 것을 가리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직접투자의 고용 순유출 규모 분석' 결과 2001∼2017년 직접투자 유출로 인한 국내 산업 전체의 직간접 일자리 유출이 연간 12만5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간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 금액은 3천55억달러(광업 제외)로,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1천506억달러)의 약 2배 규모였다.

이로 인한 직간접 일자리 유발 누적인원은 214만2천 명, 일자리 유출 누적인원은 427만 명으로 총 212만8천 명의 일자리 순손실이 있는 것으로 산출됐다.

지난해에는 2001년 이후 일자리 순손실 인원이 가장 많은 43만9천 명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도 이 기간 직간접 일자리 유출이 연간 3만2천 명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누적 유출 인원은 54만8천 명이었다.

서비스업은 연간 8만1천 명, 농림수산업과 전기·가스·수도·건설업을 포함하는 기타 산업(광업 제외)은 연간 약 1만2천 명의 직간접 일자리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 기간 서비스업의 직간접 일자리 손실은 137만7천 명으로 제조업의 2.5배 규모였지만 한경연은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의 일자리 손실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30개 업종 분류상 가장 많은 일자리 유출이 있었던 업종은 도소매서비스로 17년간 72만9천 명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

그 밖에 부동산 및 임대서비스(31만4천 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13만5천 명), 운송장비(13만2천 명), 건설(12만9천 명), 전기 및 전자기기(12만5천 명) 순으로 유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남석 교수는 "무역 확대에 따른 기업의 해외 진출과 현지투자 확대는 바람직한 면이 있다"면서도 "최근 특정 산업부문에서 직접투자 순유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국내 규제의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국내 투자 유입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업들의 투자를 국내로 돌리고, 외국 기업의 투자가 확대돼 일자리가 늘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을 조속히 추진하고, 기업 부담을 늘리는 정책들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