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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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공세에 중국 관영매체가 '무역 테러리즘'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며 "미국이 이성을 잃고 미치광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중국국제라디오방송(CRI)의 온라인판 '국제재선'은 21일 평론을 통해 최근 미국이 자행하는 '무역 테러'에 국제사회가 공동 대처해야 한다면서 "무역 테러리즘을 만든 이도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중국측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4천298억 달러인데 미국이 지금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중국 제품 총액이 4천500억 달러에 달한다며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시장은 모든 중국 제품에 대해 문을 닫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평론은 그러면서 "눈에 핏발을 세운 트럼프 행정부는 확실히 이성을 잃은 상태이며 미치광이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런 무역 테러리즘은 미국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한 반론이다.

평론은 이어 "미국은 '관세 방망이'를 선봉에 내세워 정치, 경제, 군사, 과학기술 등 영역에서 절대 패자 지위를 지키려 하고 있다"며 "전세계 자유무역과 산업사슬을 송두리째 바꾸려는 이런 행태는 '적나라한 무역테러'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중국국제방송은 지난 3월 중국중앙(CC)TV, 중국인민라디오방송(CNR)과 함께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직속의 중국 중앙라디오TV본부로 통합됐으며 대외에 각국 언어로 중국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다.

방송은 또 중국의 일관된 입장을 강조하며 "중국의 응수는 수량뿐만 아니라 반격할 미국 상품의 가치나 질적 측면도 따져보면서 타격 효과도 중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무역 테러를 저지른 이도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국제사회가 손을 잡고 반(反) 무역테러 전쟁에서 승리하자"고 촉구했다.

실제 최근 중국 매체에서는 미국의 보호 무역조치에 대항하는 각국 사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인도와 러시아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에 대응해 조만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중 유럽연합은 당초 내달부터 미국 제품에 부과하려고 했던 28억 유로(3조6천억 원 상당) 규모의 보복관세를 오는 22일부터 앞당겨 적용하기로 한 상태다.

'무역 테러'라는 새로운 용어를 갖다 붙인 중국 관영매체의 이런 대미 비난 평론은 미국을 겨냥한 국제 여론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주펑(朱峰)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인 세계 무역질서 재편을 추진하기 위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려 중국의 시장규칙 위반 사례를 과장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전날 '중국의 경제적 침략은 어떻게 미국과 세계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위협하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식재산권의 사이버 절취에서부터 외국 회사의 원재료 접근 봉쇄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50가지 '부당 무역관행'을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