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중소기업 주도로 추진해야…北인프라구축에 中企 쿼터 요구"
홍종학 중기부 장관 "남북경협시 북한 창업 지원 검토"
중소벤처기업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북한의 창업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남북 경제 협력 사업은 북한의 비핵화 등 조건이 이뤄지고서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북한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창업지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기부가 '부'로 승격한 후 여러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재정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고 경협이 추진되면 북한에서도 (우리와 같은) 창업지원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가 북한 창업 지원을 검토하는 것은 북한 지도층이 개혁개방의 열망을 드러내면서 첨단 산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3월 중국 베이징 방문 당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중국과학원을 찾아 부인 리설주와 가상현실(VR) 헤드셋 기기를 체험했다.

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중한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도 '중관춘'을 먼저 방문했다.

홍 장관은 "애초 중국이 중관춘을 조성하기 전 우리나라에 와서 배워갔는데, 세계적인 기업을 탄생시켰다"며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성찰할 것은 하고 개선·발전할 것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3년 정도 시간이 걸리겠으나, (북한에서도) 창업 노력을 하면 얼마든지 세계적인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관춘은 애초 조립식 컴퓨터 등 가짜 전자기기를 팔던 곳에서 중국 정부 승인을 받아 첨단 기술 산업단지로 변신했다.

베이징대학교와 칭화대학교, 중국과학원 등이 모여있어 민·관·학이 연계한 최적의 벤처 창업 환경이 조성된 곳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중관춘에 2만여개의 첨단 기술 기업이 있으며 이중 250여개가 상장했다.

세계 4위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가 이곳에서 2010년 4월에 창업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 "남북경협시 북한 창업 지원 검토"
홍 장관은 남북 경협에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보장받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장관은 "비핵화 등 선제 조건이 충족되고 경협이 본격화하면 중소기업 중심으로 초기 철도와 도로 연결 등 인프라 구축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쿼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협사업은 큰 줄기에서 대기업이 참여하되 하부의 다양한 분야에선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경협은 실패했을 때 감당해야 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교류를 경험한 개성공단 입주 기업 역시 모두 중소기업인 데다 경제 활력과 성장, 일자리 창출 등 기대 효과를 위해서도 경협은 중소기업 위주로 돼야 한다.(여러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