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불건전 영업행위가 벌어진다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14일 말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Fed가 금리 인상 횟수를 올해 3회에서 4회로 변경할 것을 예고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부채와 외국인 자금 유출입 등 주요 위험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이날 8개 은행과 외화유동성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외화유동성과 차입 여건 변화 등을 점검했다.

"대출금리 인상 엄정 대처"… 금감원, 은행권에 경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으로 앞으로 국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은행의 혼합(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조만간 연 5%대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4일 현재 주요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금융채 5년물 기준)는 연 3.46~4.86% 선에서 형성돼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4.86%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이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최고 연 5% 선까지 올라갔다가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다시 연 4%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은행들은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무작정 낮게 유지할 순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국내 시중금리가 Fed의 인상폭인 0.25%포인트까지 오른다면 은행 주담대 금리 상한선도 연 5%대로 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매일 또는 1주일 단위로 주담대 금리 구간을 재산정하는 만큼 이르면 다음주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5%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엔 주담대 금리 하단이 연 4%대로 껑충 뛸지 모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Fed가 하반기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며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인 한국이 나홀로 저금리를 유지할 수 없어 시중금리도 하반기에 0.5%포인트 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연말이나 내년 초께 새로 주택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연 3%대 금리를 적용받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도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1.79%로 1월(연 1.78%)에 비해 0.01%포인트 올랐다. 잔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연 1.73%에서 연 1.80%로 0.07%포인트나 올랐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