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화장실에선 노크하지 마세요"
김포국제공항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노크할 필요가 없다. 화장실 안에 사람이 있으면 문에 있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등이 켜진다. 화장실 관리자는 모니터 화면에 표시되는 하루 평균 사용 인원을 확인한다. 화장실 이용자 수에 따른 청결 상태와 비품 소모 상태도 모니터링한다.

LED 제조업체인 아이엘사이언스와 센서 기반 사물인터넷(IoT) 기업 커누스가 함께 만든 ‘스마트 화장실’(사진)의 모습이다. 두 회사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개통한 KTX 경강선 내 6개 역사 등 전국 40여 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스마트 화장실을 설치했다.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는 “커누스가 개발한 무선감지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화장실에 사람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잔고장이 많은 유선·마그네틱 방식의 단점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대학교 3학년이던 2008년 가천대 창업보육센터에서 태양광 조명 도소매업체인 쏠라사이언스를 창업했다. 2010년 사명을 아이엘사이언스로 바꾸고 LED 조명 분야에 진출했다. 2013년부터 3년간 20억원을 투자해 세계 처음으로 LED용 실리콘렌즈를 개발했다.

기존 LED 조명은 플라스틱이나 유리 등을 렌즈 소재로 사용해 빛 투과율이 80%에 그친다. 반면 아이엘사이언스가 개발한 실리콘렌즈는 빛 투과율이 98%에 달한다. 실리콘렌즈는 일반 조명뿐 아니라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의료용 장비 등에도 쓰일 수 있다. 실리콘렌즈 덕에 2012년 37억원이던 아이엘사이언스 매출은 지난해 186억원으로 불어났다.

송 대표는 “태양광과 LED는 IoT 시대로 가는 길목에 있는 분야”라며 “센서 기술에 강점이 있는 커누스와 실리콘렌즈 LED를 생산하는 아이엘사이언스의 시너지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