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과잉공급·가계부채 풍선효과·자본유출 등 우려
"가계부채, 3월 이후 다시 확대"
한은 금통위원 2명 "추가 금리인상 필요" 시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4월에 이어 5월 회의에서도 위원 2명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다.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주택 과잉공급과 가계부채 풍선효과를 유발하는 등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이 12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5월 24일 개최)을 보면 A위원은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다소 축소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당시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하자고 결정했다.

전월과 마찬가지로 금통위원 2명이 금리 인상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A위원은 "지난 몇 년간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주택시장 규제 완화와 더불어 내수 진작을 통해 물가를 견인해 줬지만 금년부터는 주택 과잉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 기조를 계속 유지한다면 풍선효과가 여러 부문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B위원도 "현시점에서는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금융안정에 유의하는 비중을 더 높여야 하겠다"며 "따라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정상화가 계속되면서 자본 유출입과 환율, 금리, 주가 등 국내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예년보다 빠른 가계신용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기업 신용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완화적인 금융 상황이 이어지면 민간신용높은 증가세가 억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반면 C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며 금리 인상 시점을 조절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C위원은 "물가상승률 자체가 여전히 낮고 상승세로 반전이 1개월에 불과하므로 아직은 상승세 확대, 지속 여부를 더 확인하며 금리 인상 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장세가 불확실한 점, 고용 개선세가 미진한 점 때문에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D위원은 "향후 성장경로 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기존 전망에 대한 상·하방 위험이 혼재돼 있다"며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방 요인으로 ▲ 고용 회복 지연에 따른 소비 개선 지연 ▲ 유가 상승에 따른 가계·기업 부담 증대 ▲ 정보기술(IT)에 편중해있고 가격 상승세는 둔화하는 수출을 꼽았다.

반면 ▲ 중국과 교역 여건 개선 ▲ 외국인 관광객 증가 ▲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정부지출 확대 등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D위원은 또 "7월 이후 시행 예정인 법정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 활동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시행 관련 세부 내용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위원도 실물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수출 호황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집중되는 가운데 상당수 수출기업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하고 일부 산업은 구조적인 경쟁력 하락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일부 제조업 구조조정은 취업자 증가속도를 큰 폭으로 둔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F위원은 "경기와 관련한 여러 불확실 요인이 상존하고 고용시장 상황 우려는 오히려 확대됐다"며 "물가도 금년 중 인플레이션 갭이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므로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3월부터 다시 확대되는 데 유의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위원은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는 전세자금 대출과 기타대출이 주도하는데, 전세자금대출은 여타 가계대출 대비 은행 위험관리 유인을 약화시키는 요소가 내재돼 있다"며 이 부문 가계부채를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