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생각만으로 글 쓰고 기계 조작… 인터페이스 어디까지 진화할까
생각만으로 글을 쓸 수 있고, 기계도 조작할 수 있다면 세상 사는 게 얼마나 편할까? 아마 독자들도 이런 생각을 한번씩은 해봤을 텐데 그 싹수가 보이고 있다. 바로 제스처 기반 인터페이스와 휴먼-컴퓨터 인터페이스(HCI)다. 이미 인터페이스는 텍스트 기반에서 음성인식으로 변화하면서 집안일을 도와주는 편리한 인공지능(AI) 집사들이 소셜봇(사람과 감성적으로 교류가 가능한 로봇)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엔 제스처 기반 인터페이스를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개발했는데, 사용자의 움직임을 통해 미디어와 직관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 소형 프로젝터를 전구 소켓에 꽂아 데스크 위에 투영하면 이용자에게 익숙한 노트북이나 태블릿 화면이 펼쳐져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상용화 예정이니 스마트 근무환경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기대해볼 만하다. 이 전구 소켓 크기의 미니 프로젝터만 들고 다니면 어디에서든 자신에게 익숙한 정보기술(IT) 환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테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뇌와 기계를 연결해 컴퓨터나 기구를 직접 조작할 수 있게 하는 브레인-컴퓨터 인터페이스를 2025년 개발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여기서 핵심인 뉴럴 레이스 기술은 초소형 인공지능 칩을 인간의 뇌 겉부분인 대뇌피질에 이식한 뒤 이 칩을 이용해 인간의 생각을 업로드하고 외부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상용화된다면 정상적 생활에 불편함이 있는 장애인도 일반인과 큰 차이 없이 생활이 가능하고 연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USB-H 타입 어댑터를 연결할 수 있게 인체에 시술하면 외부 디지털 자원을 사람 뇌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상용화되면 교육시스템에 일대 변혁이 불가피하다. 더 이상 배우기 위해 학교에 갈 필요가 없다. 학교는 소셜네트워킹이나 학위를 위해 존재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면서 인터페이스가 여기까지 발전하면 더 이상의 진화가 불필요할 것 같지만 궁극의 인터페이스는 인터페이스가 없는 것이 아닐까? 바로 텔레파시를 의미한다. 미래 지향적인 영화를 보고 당시에는 황당해 보이던 기술들이 짧게는 5년에서 30년을 넘으면서 우리 삶 속에 어느덧 자리잡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Global View & Point] 생각만으로 글 쓰고 기계 조작… 인터페이스 어디까지 진화할까
1990년 개봉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토탈리콜’이란 영화가 있다. 여기서 주인공이 편안한 카우치 소파에서 상대 배우와 정서적으로 교감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이 시대가 되면 필자가 특강을 나가서 굳이 마이크를 잡을 필요가 없다. 청중과 지속적으로 눈을 마주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강의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 구루들이 이런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봐서 사람의 뇌를 활용한 인터페이스의 진화는 더 이상 꿈이 아니라 언젠가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김성훈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