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2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넘버 원이 된 기업이 있다. 구글이 어떻게 이런 기하급수적 성장을 이뤘는지 알아보자. 비법은 협업 시너지다. 구글은 협업 시너지를 위해 인력 채용부터 성과 관리 및 조직문화 구축에 이르기까지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채용 시 업무 전문성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반면 ‘구글다움’, 즉 구글에서 함께 일하기 적합한 사람인지를 주로 평가한다. 채용 원칙 중 하나가 동료들에게 영감을 주며 일할 사람을 채용하고, 혼자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채용하지 말라고 한다. 심지어 채용 과정에서 어떤 지원자가 시키지 않아도 사무실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지 살펴보기도 한다.

[Global View & Point]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아라"… 구글 성장의 원천은 '협업 시너지'
구글 직원들은 1년에 한 번 관리자뿐 아니라 동료에게서도 평가받도록 돼 있다. 이때 자기를 평가할 동료 평가자 명단을 작성해 제출한다. 평가자는 동료가 잘하는 일,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피드백하게 된다. 구글의 사무실은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가르치다 온 교수, 올림픽 메달리스트, 해커들 사이에 교과서처럼 쓰이는 책의 저자 등 해당 분야 고수들로 가득하다. 구글에서 일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는 전문가들과 매일 함께 일하다 보면 직장이 아니라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다. 이것이 구글러(googler)들이 회사 건물을 ‘캠퍼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즉 협업할 수밖에 없는 조직을 만들어 내부 자원을 200% 활용하게 하는 구글만의 비법이다.

협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첫째는 의미 있는 사명이다. 구글의 사명은 ‘세상의 정보를 조직해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보는 언제나 넘쳐나고 그것을 더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므로, 사명이 끝없는 혁신과 탐구의 동기가 된다.

둘째는 투명성인데 구글은 신입사원도 회사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사내 인트라넷에는 직원별 주간 활동 현황이 다 나와 있다. 간혹 유출 사고가 있어도 모든 것을 공유할 때 얻는 이익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구글은 공유 쪽을 택한 것이다.

[Global View & Point]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아라"… 구글 성장의 원천은 '협업 시너지'
셋째는 자유로운 발언권이다.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회사 규모가 작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출장을 제외하곤 거의 매주 전 직원이 참석하는 TGIF(금요일 본사의 찰리스 카페에 임직원이 모여 대화하는 시간) 미팅에 나와 회사 현안을 이야기하고 30분간 문답을 주고받는다. 어떤 질문이든지 듣고 답한다. 창업자가 자기 말을 직접 듣고 거기에 바탕을 둔 조치가 나오는 것은 직원들에겐 놀라운 경험이다. 직원들이 우수하면 그들의 말에도 귀 기울이게 돼 있다. 필자의 자녀도 작년에 구글 본사로 이직한 뒤 이런 감동을 경험한다고 한다. 수만 명에게서 나오는 의견이니, 그중 일부는 틀림없이 어느 한 사람 생각보다는 낫지 않을까?

정리하면 구글의 눈부신 성과는 뛰어난 인재들이 기꺼이 협업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에서 나온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리더가 솔선수범해 구축해야 한다.

김성훈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