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의혹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구속
삼성 노조 파괴 공작의 실무 총책임자로 알려진 삼성전자서비스 최 모 전무가 오늘 새벽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새벽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횡령 등 일부 피의사실에 관해서는 법리상 다툴 여지가 있으나 다른 범죄 혐의는 소명됐다"며 "수사 개시 이후 증거인멸에 가담한 정황이 있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전무는 노조파괴 공작을 지휘하며 협력사 4곳을 '기획 파업'하고, 그 대가로 폐업된 협력사 대표들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조원의 장례를 노동조합장 대신 가족장으로 치르도록 하며 가족에게 돈을 건넨 혐의(횡령)도 있다.

다만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삼성전자서비스 윤모 상무와 박모 공인노무사, 함모 부산동래센터 전 대표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윤 상무는 최 전무를 도와 노조대응 실무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앞서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윤 상무에게 재취업 방해 혐의 등을 추가로 적용했다. 검찰은 윤 상무가 노조 설립을 주도한 인물들이 소속된 협력사를 폐업시키고, 이들이 다시 직장을 얻는 것까지 방해한 혐의를 추가로 포착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죄혐의에 관해 피의자가 대부분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수사개시 이후 증거인멸 행위에 가담했다고 볼 소명이 부족하다"며 "일부 피의사실은 법리상 다툴 여지가 있는 점, 피의자의 주거, 가족관계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협력사 대표였던 함씨는 노조설립을 주도한 직원을 부당해고하는 등 그린화 작업에 협조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노조파괴 전문업체로 알려진 '창조컨설팅'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공인노무사 박씨는 사측에 노조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조언하고 기획 폐업 실무를 추진하는 등 불법 공작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들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에 대해 "피의사실에 관한 증거들이 거의 수집돼있고 범죄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여지가 있다"며 "피의자의 주거, 가족관계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우렵다"며 기각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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