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누적 승용 점유율 17.8% 사상 최대

국내 수입차 월간 승용 점유율이 18.1%로 사상 최고에 달했던 2015년 1월, 많은 전문가들은 수입차 승용 점유율이 20%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중지로 그 해 연간 점유율은 15.7%에 머물렀다. 이후 2016년과 2017년 또한 승용 점유율은 각각 14.4%와 15.8%에 머물렀다.

그런데 올 들어 수입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월부터 월간 승용 점유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서다. 지난 1월 수입 승용 점유율이 2015년 1월의 최고 기록을 뛰어넘은 18.2%에 도달했고, 2월에는 18.5%에 이르더니 지난달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가세와 동시에 19.3%로 치솟았다. 덕분에 1~4월 누적 승용 점유율도 사상 최고인 17.8%를 차지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누적 승용 점유율 20%도 거뜬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중이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의 승용 판매가 전반적으로 늘어났을까? 결론부터 언급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지난 1~4월 국내 승용 판매는 49만8,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만1,000여대와 큰 차이가 없다. 결국 누군가 수입차에 점유율을 빼앗겼다는 뜻이고, 시장을 잃은 곳은 국산차 밖에 없다.

어디일까? 우선 규모가 가장 큰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점유율이 높아졌다. 양사의 1~4월 누적 승용 점유율은 66.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6%에 비해 무려 4%P 이상 올랐다. 판매 대수를 계산해도 32만8,700여대로 지난해 대비 3만5,000대 정도 증가했다. 반면 점유율이하락한 곳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다. 한국지엠은 위기를 겪으며 점유율이 9.4%에서 4.6%로, 르노삼성 또한 7.0%에서 5.2%로 각각 떨어졌다.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 등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는 듯 보이는 쌍용차도 점유율은 6.7%에서 6.4%로 소폭 하락했다. 외형만 보면 국산 하위 3사가 수입차에 시장을 내준 격이다.

하지만 이면을 들춰보면 해석은 달라진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상승은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의 부진과 무관치 않아서다. 현대기아차가 주목할 만한 제품을 연이어 내놓자 국산차 소비자가 이들을 선택했다. 반면 수입차로 넘어가는 소비자를 잡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기아차도 내심 복잡한 심정이다. 국산 경쟁 3사의 소비자를 현대기아차로 흡수하는 것보다 수입차로 넘어가는 소비자를 잡는 것이 미래 시장을 고려할 때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제품군을 최대한 서둘러 늘리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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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때까지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다. 수입차 공세는 향후 피상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리고 이유는 서비스센터의 대규모 투자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5곳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새로 열고, BMW그룹코리아도 올해 BWM와 미니 서비스센터를 2곳씩 늘린다.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서비스센터 1곳을 확장 이전한 데 이어 연내 4곳을 새로 구축하고, 토요타와 렉서스 또한 각각 3, 4곳씩 서비스센터를 올해 새로 마련한다. 이밖에 볼보코리아, 캐딜락, 재규어랜드로버, 푸조, 시트로엥, 피아트크라이슬러도 마찬가지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문을 여는 수입차 서비스 센터는 40곳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은 선행 투자 형태여서 빠른 수익 회복이 관건이다. 게다가 수입차는 판매사가 서비스를 함께 운영, 투자 회수 기간을 줄이려는 욕구가 강하다. 이를 위해선 당장 눈 앞의 판매 대수를 늘려 구매자들이 서비스 센터를 이용토록 만들어야 한다, 결국 유일한 방법은 판매 이익을 '할인'이라는 혜택으로 돌려 소비자 시선을 끄는 일이다. 최근 수입차들의 거센 할인 공세도 결국은 빠른 투자 회수 조치의 일환이었다는 의미다.

그간 수입차 승용 점유율이 20%에 도달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서비스 네트워크의 불편함 탓이 크다. 그러나 근래 수입사들의 서비스 선행 투자 속도가 빨라지면서 승용 점유율이 17.8%에 이르자 이제 20%는 손쉽게 넘을 것이란 얘기가 넘쳐 난다. 그래서 예정대로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이 완료되는 올해 말 쯤이면 2019년 25% 점유율 전망도 나올 것 같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