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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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경제가 3% 성장세를 유지하고 물가 상승률도 2%대에 수렴한다면 이걸(금리를) 그대로 끌고 갈 때 금융 불균형이 커진다"며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 여러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최고인 1.6%를 기록한 것을 두고 "서프라이즈는 아니다"라며 "유가가 생각보다 높아졌지만 우리 경제 성장과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수정할 만큼 더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좀 더 살펴봐야 한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통화정책으로는 물가보다 실물지표를 신경쓰고 있다고 밝히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인 2%에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쳤다. 그는 "소비, 투자, 관광객, 고용 등 실물지표를 물가보다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거래 확산으로 국내외 경쟁이 심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와 기술 발전에 따른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부작용은 우려했다.

이 총재는 "개인 소비자 입장에서 아마존 이펙트는 좋지만 물류 혁신으로 고용 안정성이 저해되는 점 등에서 거시경제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에도 하방 압력이 생겼다"며 통화정책을 운용하기가 한층 까다로워졌다고 했다. 아울러 "1, 2차 산업혁명 때는 분명 이득이 더 컸지만 3차 산업혁명도 고용 창출에 이익이 될지 물음표인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은 고용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지부진한 고용시장 상황에 대해선 "획기적인 방안은 없다"며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자리 정부라고 내세운다고 해도) 1년 안에 성과가 나겠느냐"고 했다.

한편, 지난해 1월 논의가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는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이 총재는 전망했다. 그는 일본과 통화스와프 재개 여부에 대해선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