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금융시장 긴축·지정학적 긴장은 하방 요인"

한국, 중국, 일본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개방되고 원칙에 따른 무역·투자를 위해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저항한다"고 4일 밝혔다.

한·중·일 3국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18차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최근 역내·세계 경제 금융 동향, 3국 간 금융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이 같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에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일본에선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중국에선 당초 류쿤(劉昆)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이 참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미·중 무역협상 때문에 회의에 오지 못했다.

대신 위 웨이핑 중국 재무차관과 장 젱신 인민은행 국제국 부국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한·중·일은 최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지역이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보이며 세계 경제 여건 개선에 기여해왔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예상보다 빠른 주요국 금리 인상 움직임, 지정학적 긴장 등이 위험 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다고 경계했다.

한·중·일은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한 판문점 선언이 지정학적 긴장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중·일은 "대한민국과 북한 양국 정상 간 이뤄진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향후 역내 지정학적 긴장 완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초 공동선언문엔 판문점 선언과 관련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그러나 김 부총리가 일본, 중국 측에 판문점 선언을 설명하고 지지와 협력을 요청해 최종적으로 공동선언문에 관련 내용이 반영됐다.

3국은 최근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중·일은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할 것"이라며 "외부적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며, 한·중·일의 소통과 협력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내 다자간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를 정기점검했다는 것도 밝혔다.

한·중·일은 "CMIM의 성공적인 첫 번째 정기점검을 환영하며 이번 정기점검은 금융지원의 강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공동 자금 지원을 위한 협력 프로세스의 설계를 통해 CMIM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역내 거시경제 감시, CMIM 지원, 기술지원 역량 강화 등 국제기구로 완전히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인식한다"며 AMRO가 독립적이고 신뢰받는 전문적 국제기구로서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 방안을 놓고는 "역내 인프라 투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역내 통화로 표시한 녹색 채권 발행 촉진에 관한 연구들이 발간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아세안 국가들에 재해·재난 보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동남아시아재해보험(SEADRIF)의 첫 성과로 일본, 라오스, 미얀마, 싱가포르가 역내 재해·재난 보험 설립에 동의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외에도 한·중·일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은 오는 9일 열리는 제7차 한·중·일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고 정상회담이 역내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