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총수' 신동빈으로 변경…신격호 시대서 신동빈 시대로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롯데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신동빈 회장을 정식 지정했다. '신격호의 롯데'에서 '신동빈의 롯데'로 변경된 것이다.

공정위는 "롯데의 경우 종전 동일인(신격호 총괄회장)을 변경해야 할 중대하고 명백한 사유가 있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집단 내 임원변동 및 조직변경 등 지배구조의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는 이에 대해 "공정위가 롯데의 경영현실을 반영하고 롯데의 계열범위를 가장 잘 포괄할 수 있는 인물로서 신동빈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만큼 신동빈 회장이 공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롯데를 대표해 경영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고 했다.

이어 "신동빈 회장은 그간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룹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는 등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며 "비상경영위원회는 이러한 롯데의 개혁작업이 지체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비상경영위는 다만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의 계열사 수가 2017년 90개에서 2018년 107개로 대폭 증가했는데 이는 신동주 씨가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이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해당 회사와 그 자회사들까지 14개사가 롯데의 계열사로 편입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들은 롯데의 경영상 판단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계열사로 편입된 것으로, 향후 대규모기업집단의 계열사로서 공시 의무 및 규율 준수 등을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비상경영위는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