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18개월 만에 하락 전환…1∼4월 누적은 역대 최대
17개월 연속 증가했던 수출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기저효과 등의 영향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수출이 500억6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것이다.

지난 3월 515억8000만 달러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수입은 434억5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5% 늘었다. 무역수지는 66억1000만 달러 흑자로 75개월 연속 흑자다.

4월 하락 전환에도 1∼4월 누적 수출은 작년 대비 6.9% 증가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누적 수출은 1955억 달러로 1∼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1∼3월 누적으로 10.3% 증가했던 수출이 18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작년 4월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작년 4월 수출은 54억6000만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인도가 이뤄지고 5월 초 장기 연휴에 대비한 수출물량이 몰리면서 전년 대비 23.8%나 증가했다. 올해 4월 수출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작년 실적이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기저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선박은 수주가 아닌 건조를 마치고 고객에 인도하는 시점에 수출 실적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인도 시점에 따라 전체 수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박을 제외한 올해 4월 수출은 482억8000만 달러로 작년 대비 10.4%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품목 중 석유제품(53.6%), 반도체(37.0%), 컴퓨터(23.5%), 일반기계(13.1%), 석유화학(11.7%), 자동차부품(6.6%), 섬유(6.0%) 등 7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97억8000만 달러로 역대 2위 실적이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19.5%를 차지했다. 일반기계는 47억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이며, 석유화학은 5개월 연속 40억 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철강(-7.4%), 자동차(-8.6%), 디스플레이(-16.2%), 가전(-20.1%), 무선통신기기(-40.7%), 선박(-75.0%) 등 6개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3.0%), 일본(17.8%), 독립국가연합(13.7%), 중동(10.3%), 아세안(2.1%), 인도(4.5%)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과 일본, 아세안 제조업 경기 호조에 따른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 증가, 인프라 사업 확대 등이 증가 원인이었다.

미국(-1.8%), 중남미(-2.5%), 베트남(-17.6%), 유럽연합(-21.2%)은 수출이 감소했다. 미국은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액화석유가스, 항공기 등 수입이 증가했다.

4월 무역흑자는 작년 대비 24.9% 감소한 1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부품 현지 조달 확대와 경쟁 심화, 중남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부는 주요국 보호무역조치와 환율 하락,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정성 심화 등 대외 통상환경 악화로 향후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제조업 경기 호조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주력품목 단가 상승세 지속 등은 우리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김영삼 무역투자실장은 "신(新)북방·남방 정책을 통한 전방위 수출시장 확대와 프리미엄 소비재 및 신산업 육성을 통한 수출 품목 고부가가치화로 수출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