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주간 2교대 본격 시행…직원 만족도·생산성↑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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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했던 야간근무가 사라졌으니 낮에 여유 시간을 활용하려고 요리학원에 등록했어요. 이제부터 아내의 사랑을 더 많이 받아보려고요."

지난 24일 경기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만난 차체2팀의 조병호 기술수석(1985년 입사)은 주간 연속 2교대 시행 후 근로환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조 수석은 "무쏘 때부터 야간근무를 한 20년 했는데, 새벽에 일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 밤낮이 바뀌어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현장근무자 입장에서는 그저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25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일부터 평택공장 조립 1라인과 3라인에서 심야근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8+9시간)를 본격 시행했다.

1라인은 티볼리 브랜드를, 3라인은 렉스턴 브랜드를 생산한다.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으로 종전에 주야 2교대(11+9.5시간)로 운영되던 1라인은 심야근무가 사라졌다.

쌍용차 노사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정부 방침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근무형태 변경에 합의했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건 렉스턴 브랜드의 판매 호조 덕분이기도 하다.

물량이 많지 않아 기존에 주간 1교대로 운영되던 조립 3라인은 최근 들어 생산물량을 늘려야 할 상황이 됐다.

올 초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로 계약 수 대비 물량이 부족한 적체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렉스턴 스포츠는 누적 2만 대 계약이 이뤄졌고 이 중 대기물량이 1만 대가량 된다.

계약 고객은 실제 차량 출고까지 3개월가량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조립 3라인의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으로 연간 생산물량이 1만 대 이상 확대되는 만큼 빠르게 적체 문제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심야근무 해소·렉스턴스포츠 인기에 들뜬 쌍용차 평택공장
평택공장에서도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에 따른 직원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차체2팀의 경의석 기술수석(1986년 입사)은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로 적체물량이 많다"며 "고객에게 빨리 차를 전달하기 위해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 수석은 주간 연속 2교대를 하면서 늘어난 물량을 맞추느라 노동강도가 세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바뀐 근무형태에 적응하려면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면서 "아직 적응 기간이라 좀 힘든 부분이 있지만, 오래전부터 협의해왔던 것이라 큰 무리는 없다"고 답했다.

곽상환 차체2팀장은 "근로자들의 노동강도 부담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높이고자 설비 보완이나 작업 재편성 등을 통해 비효율적 생산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야근무 해소·렉스턴스포츠 인기에 들뜬 쌍용차 평택공장
실제 쌍용차는 100% 용접 자동화를 통해 고장력강 용접 품질을 강화했고, 금형 세팅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했다.

또 작업자가 하던 외관 부품 장착 공정을 기계를 활용한 자동화 방식으로 바꿨으며 차체 정밀도 관리를 위해 3차원 정밀측정기를 도입했다.

쌍용차는 이 같은 시스템 개선과 주간 연속 2교대의 본격 시행으로 평택공장 라인 전체의 생산성이 평균 7.6%가량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생산물량 증대와 맞물려 30년 만에 새로운 근무형태를 도입하게 됐다"며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와 생산성을 함께 높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