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재단, 청년벤처 성공사례 소개…"올해 700명 일자리 창출 목표"

"대학 4년 내내 축산업이 유망하다고 배웠는데 정작 졸업할 때는 모두 대기업 입사를 희망합니다. 왜 굳이 그래야 할까 싶어서 직접 회사를 차렸습니다."

대학 졸업 직후 초유 화장품 회사를 차린 ㈜팜스킨 대표 곽태일(28) 씨는 19일 농식품 분야 창업에 도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건국대 축산대를 졸업한 곽 씨는 지난해 학교 선배, 동기 3명과 함께 버려지는 소 초유 가공 기술 개발 스타트업을 차렸다.

송아지를 낳은 직후 어미 소로부터 분비되는 젖을 의미하는 초유는 부패가 빠르고 냄새가 고약해 대부분 활용되지 못하고 연간 4만t가량이 그대로 버려진다.

곽 씨는 "초유는 풍부한 면역성분 등 수많은 이점을 갖고 있지만 쉽게 변하는 점 등을 이유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농가에서도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부 농가에서는 돈도 받지 않고 초유를 무료로 가져가라고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공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팜스킨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주최한 6차산업 사업모델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재단으로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분석, 컨설팅 지원 등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 100% 국내산 초유로 만든 화장품(마스크팩, 앰플 등)을 출시한 뒤 11, 12월 두 달 간 매출액 3천200만 원을 달성했다.

시중에도 초유 활용 화장품이 판매되고 있으나 대부분 수입산 초유를 소량 함유했거나 상대적으로 고가인 화장품이다.

100% 국내산 초유를 활용한 사례는 업계에서 유일하다는 것이 곽 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팜스킨은 제품 출시 직후 3건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해외 바이어들의 잇따른 러브콜을 받으며 중국, 스페인 등으로의 수출도 앞두고 있다.

'상생의 행복'을 기업 철학으로 정했다는 곽 씨는 "전국 농가에서 버려지는 초유를 팜스킨에서 사들여 자원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축산농가 입장에서는 초유 판매를 통해 새로운 소득원이 창출되고,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좋은 품질의 화장품을 판매해 '상생'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버려지는 소 초유로 화장품 생산… 청년 농식품 벤처가 뜬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따르면 팜스킨을 포함해 지난해 농촌현장 창업보육 지원사업에 참가한 102개 업체 중 청년창업기업 45곳의 매출액 증가율은 90%였다.

전체 지원사업 참여 업체의 매출 증가율(53%)보다 높았다.

신규 일자리 증가율도 청년창업기업의 평균이 62%로, 전체 증가율(38%)을 크게 앞질렀다.

재단은 올해 농식품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한 청년 벤처육성 및 창업지원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 700명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벤처창업활성화지원사업(농식품부 수탁사업, 43억7천만 원), 농식품기술사업화 R&BD지원사업(120억 원), 6차산업 청년창업 사업모델공모전(1억2천만 원)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류갑희 재단 이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온라인 쇼핑몰 스타트업인 '스타일난다'가 세계적인 기업 로레알에 4천억 매각 신화를 이룬 것처럼, 농식품 분야에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창업가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자체 인프라와 농식품부, 지역사회 및 유관 기관들과의 협력채널을 구축해 기술·자금·판로 등 체계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려지는 소 초유로 화장품 생산… 청년 농식품 벤처가 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