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 필요…방식은 전문가 의견 들으며 바꿀 것"

허인 KB국민은행장이 3년째 장기 공석 상태인 상임감사직 후보를 직접 찾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허인 국민은행장 "상임감사 추천 관여 안한다… 사추위서도 빠져"
허 행장은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상임감사나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 규정 개정은 못 했지만 위원회에서 사임하겠다고 말해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임감사를) 모시려고 애를 썼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다 보니 다들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며 "올 2월부터는 최고경영자(CEO)가 관여하지 말라고 해 빠져나왔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알아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상임감사 자리는 2015년 정병기 전 감사가 사퇴한 이후 3년째 공석이다.

정 전 감사는 2014년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해 'KB사태'를 촉발한 뒤 자진 사퇴했다.

감사는 법인의 회계 및 경영상황을 감시·감독하고 내부 비리·부조리를 적발하는 직무감찰 기능을 맡는다.

경영상 중요한 결정도 반드시 감사를 거치기 때문에 권한이 막강하다.

이 때문에 3년간 비어있던 국민은행 감사 자리를 누가 맡느냐는 금융권의 큰 관심사였다.

은행권을 뒤흔들었던 채용비리와 관련해서 허 행장은 추후 채용 절차를 바꿀 생각이라며 하반기 채용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허 행장은 "은행의 효율적인 인사관리를 위해 당연히 신입 직원이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인 은행의 취업 문이 막히는 것도 사회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하반기 채용 계획에 대해 "적절한 시간에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채용 절차를) 바꾸기는 해야 한다"며 "채용의 공정성을 맞추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인재의 다양성을 고려한 접점을 찾아야 하므로 전문가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03년 만에 서울시가 처음으로 복수 금고제를 도입한 가운데 국민은행이 시 금고 경쟁에서 내세울 강점으로는 고객 수와 전산을 꼽았다.

허 행장은 "서민은행을 표방한 국민은행과 모든 국민계층을 상대한 주택은행을 합친 KB국민은행은 한국 국민 전체를 상대로 가장 넓게 봉사한 은행"이라며 "고객 수도 많고 지점도 많아 시민이 이용하기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 수가 많다 보니 전산도 강하다"며 "처리 건수나 속도, 보안면에서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달 25∼30일 각 은행으로부터 제안서를 신청받을 예정이다.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최소 10년을 들여 장기적으로 봐야 성과가 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허 행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하고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은행까지 합쳐서 출범하는 것은 최대한 빠르게 해보려고 한다"면서도 "성과를 제대로 내려면 최소한 10년은 봐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의제로 들고나온 점심시간 1시간 보장과 관련해서는 "장단점이 동시에 있을 수 있는 영역"이라며 "(지점) 영업시간을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하는 것이 대세지만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권리에 일부 희생이 있게 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 정부가 권고하는 8세 자녀 학부모의 출근 시간 늦추기에는 "유연근무제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지점이든 본부든 어떤 형태의 일을 하더라도 유연근무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